유형자기자본 비율 4%→7%로…국제 은행규제 강화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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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2년…G20회의서 비준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지 2년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강화된 은행 자본 국제 규제안이 마련됐다.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따지는 유형자기자본(tangible common equity) 비율을 7%로 설정한 게 골자다. 미국에서 지난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때는 이 비율이 4%를 넘는지 따져 파산 위험성을 판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 바젤에서 12일 열리는 바젤위원회에서 27개국 통화 및 금융당국 대표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바젤Ⅲ'에 합의한 뒤 다음 날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1일 보도했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등 금융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유럽 국가가 이견을 제기하고 있어 구체적인 이행 기간에 대한 협의는 이번 주 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국제 자본 규제안은 당초 예상보다 완화된 것이긴 하지만 은행 산업 전체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도이체방크,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 등 유럽 대형 은행들이 강화된 자본비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증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도이체방크는 100억달러 규모 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은행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바젤Ⅲ 도입으로 독일 10대 은행이 105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씨티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월가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국제 규제가 도입되면 2011년까지 배당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젤Ⅲ'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을 밑돌면 배당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등은 초대형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의 지분을 팔아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은행들은 회계상 위험자산을 줄이기 위해 부외 자산 등을 가질 수도 없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기업이나 소비자들은 은행의 대출여력 감소로 자금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강화된 은행 자본 규제가 세계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바젤위원회는 은행 규제 강화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어떤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안정된 금융시스템이 오히려 전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에 마련된 '바젤Ⅲ' 규정은 11월 서울에서는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비준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 자본 국제 기준을 마련해온 바젤위원회가 '바젤Ⅲ'를 새로 마련하게 된 것은 G20 정상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유형자기자본
tangible common equity.은행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총자본에서 무형자산과 우선주 등을 제외한 것이다. 위험가중 자산 대비 8%의 자기자본을 유지하도록 한 바젤Ⅱ가 금융위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은행의 자의성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 바젤에서 12일 열리는 바젤위원회에서 27개국 통화 및 금융당국 대표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바젤Ⅲ'에 합의한 뒤 다음 날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1일 보도했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등 금융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유럽 국가가 이견을 제기하고 있어 구체적인 이행 기간에 대한 협의는 이번 주 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국제 자본 규제안은 당초 예상보다 완화된 것이긴 하지만 은행 산업 전체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도이체방크,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 등 유럽 대형 은행들이 강화된 자본비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증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도이체방크는 100억달러 규모 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은행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바젤Ⅲ 도입으로 독일 10대 은행이 105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씨티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월가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국제 규제가 도입되면 2011년까지 배당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젤Ⅲ'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을 밑돌면 배당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등은 초대형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의 지분을 팔아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은행들은 회계상 위험자산을 줄이기 위해 부외 자산 등을 가질 수도 없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기업이나 소비자들은 은행의 대출여력 감소로 자금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강화된 은행 자본 규제가 세계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바젤위원회는 은행 규제 강화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어떤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안정된 금융시스템이 오히려 전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에 마련된 '바젤Ⅲ' 규정은 11월 서울에서는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비준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 자본 국제 기준을 마련해온 바젤위원회가 '바젤Ⅲ'를 새로 마련하게 된 것은 G20 정상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유형자기자본
tangible common equity.은행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총자본에서 무형자산과 우선주 등을 제외한 것이다. 위험가중 자산 대비 8%의 자기자본을 유지하도록 한 바젤Ⅱ가 금융위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은행의 자의성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