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상품의 주요 판매 채널이 설계사에서 은행으로 바뀌고 있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2개 생명보험사가 올해 상반기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한 보험은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2조3288억원에 달했다. 이는 설계사를 통해 판매된 액수인 1조1495억원의 2배를 넘는 것이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첫달에 내는 보험료로,보험 신규 가입액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성장세 측면에서도 은행은 설계사 부문을 크게 앞질렀다. 올해 상반기 은행 창구에서 팔린 보험(초회보험료 기준)은 작년 상반기보다 105% 급증한 데 비해 설계사를 통한 판매는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의 부상은 올해 들어 저축성 보험이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저축성 보험의 신규 판매액은 지난해 상반기의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지만 종신보험의 성장세는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축성 보험은 설계사를 통해서도 판매되지만 보수적 성향이 강한 부유층들은 거액의 저축성 보험에 들 때 은행 창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