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남자골프의 수준차는 '종이 한 장'에 불과했다.

제주 해비치CC(파72)에서 10~12일 열린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한 · 일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은 일본에 단 1점 뒤져 6년 만의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사흘 동안 펼쳐진 20경기에서 한국은 9승1무10패로 승점 9.5점,일본은 10승1무9패로 승점 10.5점을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2004년과 올해 벌어진 한 · 일전에서 양국은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첫날 포섬,둘째날 포볼 스트로크플레이에 이어 마지막날에는 양팀 대표 10명이 1 대 1로 맞붙은 싱글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쳤다. 둘째날까지 일본에 1점 뒤진 한국은 최종일 역전을 노렸으나 단 1승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최경주와 양용은이 불참한 한국은 일본에 간발의 차로 졌지만 두 '에이스' 배상문(24 · 키움증권) 김경태(24 · 신한금융그룹)가 일본의 정상급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했다. 배상문은 사흘 동안 세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국팀 승점 9.5점 가운데 3점을 기여하는 활약을 펼쳤다. 양팀 20명 가운데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선수는 배상문 김대섭(29 · 삼화저축은행) 둘뿐이다.

김경태는 최종일 양팀 '에이스 대결'에서 일본의 이시카와 료를 완벽하게 제압,한국팀에 위안을 주었다. 세계랭킹 66위 김경태는 52위 이시카와를 맞아 초반부터 버디 행진을 벌인 끝에 이번 대회 최소타인 8언더파 64타(버디 8개)를 기록했다. 이시카와는 1언더파 71타에 그쳐 김경태와 무려 7타 간격을 보였다. 김경태와 이시카와는 일본골프투어에서도 140만엔 차이로 시즌 상금랭킹 3,4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날이었다. 둘째날까지 일본에 1점 뒤졌기 때문에 최종일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출발은 좋았다. 쇼트게임이 뛰어난 김대섭이 일본의 오다 류이치를 7타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김형성(30 · 삼화저축은행) 김비오(20) 김도훈(21 · 이상 넥슨) 이승호(24 · 토마토저축은행)가 잇따라 져 승부의 추가 일본 쪽으로 기울었다.

손준업(23)이 노장 마루야마 다이스케를 누르고 승점 1점을 추가했으나 '장타자' 김대현(22 · 하이트)이 소노다 순스케에게 지면서 일본은 우승 승점 10.5점으로 승세를 굳혔다. 한국은 마지막 세 선수인 강경남(27 · 삼화저축은행) 김경태 배상문이 일본의 간판선수들을 제쳤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