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80)가 여전히 '헤지펀드 황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헤지펀드 투자회사인 LCH인베스트먼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소로스의 퀀텀펀드와 존 폴슨의 폴슨앤드코가 지금까지 올린 순익이 총 580억달러(약 68조원)가 넘는다"며 "월트디즈니와 맥도날드가 거둔 순익을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소로스는 1973년 퀀텀펀드를 설립한 이후 총 320억달러,연평균 9억달러가 넘는 순익을 거뒀다.

전체 직원이 300명에 불과한 퀀텀펀드가 그동안 올린 수익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애플의 순익을 훨씬 웃돈다. 폴슨앤드코의 순익도 1994년 투자를 시작한 이후 모두 264억달러에 달했다. FT에 따르면 이 업체의 순익은 세계 최대 항공업체인 보잉의 순익을 조금 밑돈 것으로 분석됐다.

LCH는 퀀텀펀드와 폴슨앤드코를 비롯해 '톱10' 헤지펀드가 거둔 수익이 전 세계 7000여개 헤지펀드가 낸 수익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릭 소퍼 LCH 회장은 "톱10 헤지펀드의 공통점은 회사가 취급하는 자본의 흐름을 엄격히 통제한다는 것"이라며 "이 덕분에 펀드가 지나치게 비대해져 투자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데이비드 테퍼가 운용하는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를 대표적인 사례로 설명했다.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는 투자 수익이 124억달러에 육박하지만 운용 자산 규모는 125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헤지펀드에 대한 간섭이 심화되고 있는 점은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