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표준에 맞는 변전소 원격제어 시스템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했다.

유투에스(대표 이보인)는 국제전기표준회의(IEC)가 정한 'IEC61850'표준에 맞는 변전소 원격제어 시스템 '샘카스(SAMCAS)'를 개발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샘카스'는 네덜란드에 위치한 전기시험연구소(KEMA)로부터 IEC61850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인증받았다. KEMA의 인증을 획득한 것은 독일 지멘스, 스페인 텔벤트에 이어 세 번째다.

기존 IEC61850 기반 변전소 제어 시스템 시장은 지멘스가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텔벤트의 시스템은 기술적 문제로 스페인 국내에서만 사용됐다. 세계시장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5년부터 대기업을 비롯한 몇몇 기업이 이 시스템의 국산화를 시도했으나 실제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유투에스가 처음이다.

이보인 유투에스 대표는 "지멘스가 KEMA에서 92개 항목에 대해 표준화 인증을 받은 반면 우리는 100개 항목에서 인증을 받았다"며 "세계 표준에 그만큼 적합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IEC61850 기반 시스템이 거의 보급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5월 "10년 내에 한전이 관리하는 모든 변전소의 시스템을 IEC61850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상태여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진행 중인 제주 성산변전소에도 IEC61850시스템이 사용됐기 때문에 앞으로 스마트그리드가 확산되면 IEC61850 사용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 한전이 관리하는 변전소만 1000개 정도고 매년 15개 정도의 변전소가 새로 생기고 있다"며 "변전소당 시스템 설치 비용을 5억원으로 가정할 때 국내 시장 규모만 5000억원 이상이며 개별 기업이 관리하는 사설 변전소를 포함하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투에스는 올해 샘카스 납품을 시작하면서 지난해 20억원에서 두 배 성장한 4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엔 민수용 발전소에 공급을 시작해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2년 한전의 변전소 시스템 교체가 시작되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