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진의 World Biz] 인텔의 인사이드 전략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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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지난달 2건의 대형 인수 · 합병(M&A)을 성사시켰다. 76억달러에 미국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맥아피를 인수하기로 한 데 이어 독일 인피니언의 무선반도체 사업 부문을 14억달러에 매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맥아피 인수건만 해도 인텔 역사상 최대 M&A 규모다.
인텔이 잇따라 대규모 베팅에 나선 이유는 뭘까. '인텔 인사이드'전략에 답이 있다. 인텔은 모든 PC에 자사 칩을 넣는다는 인사이드 마케팅을 통해 세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이어 '인사이드' 로고를 다른 전자제품에도 붙이기 위해 2년 전 전력을 덜 소모하는 저가의 아톰칩을 개발했다. 아톰칩을 통해 모든 전자기기 업계가 외면할 수 없는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게 인텔의 전략(새너제이 머큐리뉴스)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인텔이 2008년 넷북용으로 출시한 아톰칩의 다양한 용도를 발굴하기 위해 대학생을 상대로 아이디어 대회를 열 만큼 모든 전자기기에 아톰칩을 넣고 싶어한다며 맥아피를 사들인 배경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자기기들이 PC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로부터 비슷한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톰칩에 보안 기술을 넣는 게 필요했다는 것이다.
아톰칩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이 같은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노틸러스는 러닝머신에 인터넷 동영상을 즐기고 시간과 거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톰칩을 적용했다. LG전자는 행인의 나이와 성별 등을 인식해 광고내용을 바꾸는 광고판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인도에서는 은행원들이 시골로 출장갈 때 사용하는 휴대폰 뱅킹단말기에 쓰인다.
인텔은 2분기에만 아톰칩을 자사 기기에 적용하기를 원하는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3800건에 이르는 제안서를 받았다. 이 가운데 1200건은 이미 채택돼 아톰칩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인피니언의 무선반도체 사업 부문은 아톰칩의 영역을 스마트폰으로 확장하는 데 탄력을 줄 전망이다. 스마트폰용 CPU 시장은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주도한다. 인텔이 기계장비 등에 사용되는 운영체제(OS)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윈드리버시스템스를 지난해 인수한 것도 아톰칩의 영역 확장을 위한 행보다.
인텔이 인사이드 전략을 모든 전자기기로 확대하는 것은 PC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비즈니스위크) PC 이외 전자기기의 뇌 역할을 하는 임베디드프로세서로 불리는 반도체 시장 규모는 연간 100억달러에 이른다. 인텔은 현재 여기서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전 세계 PC용 CPU 시장(345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임베디드프로세서는 응용 분야가 계속 확대되는 유망 시장이다. 인텔의 대규모 M&A 베팅에서 1980년 이후 30년간 세계 PC용 C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기업의 새로운 변신을 읽을 수 있다.
오광진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
인텔이 잇따라 대규모 베팅에 나선 이유는 뭘까. '인텔 인사이드'전략에 답이 있다. 인텔은 모든 PC에 자사 칩을 넣는다는 인사이드 마케팅을 통해 세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이어 '인사이드' 로고를 다른 전자제품에도 붙이기 위해 2년 전 전력을 덜 소모하는 저가의 아톰칩을 개발했다. 아톰칩을 통해 모든 전자기기 업계가 외면할 수 없는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게 인텔의 전략(새너제이 머큐리뉴스)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인텔이 2008년 넷북용으로 출시한 아톰칩의 다양한 용도를 발굴하기 위해 대학생을 상대로 아이디어 대회를 열 만큼 모든 전자기기에 아톰칩을 넣고 싶어한다며 맥아피를 사들인 배경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자기기들이 PC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로부터 비슷한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톰칩에 보안 기술을 넣는 게 필요했다는 것이다.
아톰칩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이 같은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노틸러스는 러닝머신에 인터넷 동영상을 즐기고 시간과 거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톰칩을 적용했다. LG전자는 행인의 나이와 성별 등을 인식해 광고내용을 바꾸는 광고판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인도에서는 은행원들이 시골로 출장갈 때 사용하는 휴대폰 뱅킹단말기에 쓰인다.
인텔은 2분기에만 아톰칩을 자사 기기에 적용하기를 원하는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3800건에 이르는 제안서를 받았다. 이 가운데 1200건은 이미 채택돼 아톰칩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인피니언의 무선반도체 사업 부문은 아톰칩의 영역을 스마트폰으로 확장하는 데 탄력을 줄 전망이다. 스마트폰용 CPU 시장은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주도한다. 인텔이 기계장비 등에 사용되는 운영체제(OS)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윈드리버시스템스를 지난해 인수한 것도 아톰칩의 영역 확장을 위한 행보다.
인텔이 인사이드 전략을 모든 전자기기로 확대하는 것은 PC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비즈니스위크) PC 이외 전자기기의 뇌 역할을 하는 임베디드프로세서로 불리는 반도체 시장 규모는 연간 100억달러에 이른다. 인텔은 현재 여기서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전 세계 PC용 CPU 시장(345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임베디드프로세서는 응용 분야가 계속 확대되는 유망 시장이다. 인텔의 대규모 M&A 베팅에서 1980년 이후 30년간 세계 PC용 C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기업의 새로운 변신을 읽을 수 있다.
오광진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