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3개월만에 1800선에 올라선 코스피 지수가 13일 추가 상승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5750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도 3000억원 이상 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시장의 주도 세력 자리를 굳힌 외국인은 최근 어떤 종목을 사들였을까.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거래일까지 현대차 주식 162만9149주, 2391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 주가는 4.59% 올라, 코스피 지수 상승률 3.43%를 웃돌았다. 현대차는 이날도 외국인 매수세가 10만주 이상 유입되면서 최고가를 15만4500원으로 갈아치웠다.

현대차 주가는 미국과 중국 자동차 수요 증가율 둔화에 대한 우려로 지난 8월 5% 이상 하락했지만 계절적 성수기 진입, 보조금 지급 효과 등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약해지고 미국 시장에서도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박화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 수요 규모와 재고 수준은 역사적으로 낮은 상황이라 경기 회복 속도가 지연되더라도 SAAR(연환산 수요) 1150만대에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낮다"며 "1150만대가 유지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높아진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시장점유율 상승과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주가 조정을 나타냈던 LG디스플레이도 172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LG디스플레이도 이달 들어 11.86%나 올랐다.

UBS증권은 지난 9일 LG디스플레이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고, 목표주가도 기존 4만35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IT(정보기술) 수요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으나 LCD(액정표시장치) 관련주 주가는 펀더멘털에 1,2분기 가량 앞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24% 가량 하락해 반등 포인트에 거의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은 현대제철현대모비스도 각각 855억원, 681억원 어치 사들였다.

현대제철은 중국의 철강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증권은 9월분 봉형강 가격 인상으로 봉형강 제품 가격 마진이 7~8월 저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현대제철의 실적이 4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연내 발표 예상되는 고로 3기 투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며 고로 3기가 본격 가동되는 2013년 철강시황 호황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모비스는 신차 효과가 지속되고 있고 엔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 외국인의 러브콜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이외에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S-Oil(570억원), 기준금리 정상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삼성화재(548억원), 검색광고 시장 진입으로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NHN(530억원), 수주 물량 증가가 기대되는 삼성물산(521억원) 등도 많이 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