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덮어놓고 강요하면 나중에 포기하고 말죠.음악을 전공으로 시키려고 하지 말고 그냥 들려주고 사랑하게 해주세요. 음악이 있는 삶을 알려주세요. "

'정트리오'의 맏언니인 첼리스트 정명화씨(66)가 어린이 그림책 《노래하지 않는 피아노》(비룡소 펴냄)를 냈다. 음악인이자 교육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서 그의 첫 책이다. 정씨가 원화 전시회를 보고 반했다는 미술가 김지혜씨가 그림을 맡았다.

정씨는 "책을 쓰게 된다면 제 음악 인생에 대한 것이 자연스러울텐데 유니세프 친선대사라는 점과 인세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림책을 냈다"며 "소중하게 여기는 두 가지,아이들과 음악을 담아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 좋다"고 말했다.

정씨는 책에 두 딸을 키운 경험담을 녹여냈다. 큰딸 꽃별이가 피아노 연습을 하기 싫어 '세상에서 음악이 사라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자 피아노와 엄마의 첼로에서 소리가 나지 않게 된다는 내용이다. 동생 꽃샘이의 합창단은 축구팀으로 바뀌고 가족들은 꽃별이의 생일날에도 축하노래조차 불러주지 못한다. 결국 꽃별이는 음악을 다시 살려달라고 소원을 빈다.

정씨는 "아이들이 삶속에서 음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꽃별이와 꽃샘이는 실제 두 딸의 한글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는 몰입식 교육의 부작용을 여러 번 지적했다. "큰아이는 음악을 듣는 귀가 뛰어났고 둘째는 수학 · 생물을 잘 했는데 둘 다 전공으로 택하진 않더라고요.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잠시 멈췄다 다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무엇을 하기 싫어하면 좀 떨어져 있도록 놔두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서 즐기고 지속적으로 경험하도록 배려하는 것, 그게 진짜 교육입니다. "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