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상장 첫날인 13일 '홈쇼핑 대장주'로 올라서며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2만4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4.82% 오른 13만5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9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공모 투자자들은 상장되자마자 종가 기준으로 45%의 수익을 냈다.

이로써 현대홈쇼핑의 시가총액은 1조5660억원(1200만주)으로 기존 홈쇼핑 대장주였던 CJ오쇼핑(1조4148억원)을 넘어섰다. CJ오쇼핑은 미디어 부문 인적분할로 거래 정지된 상태다. 시총 6103억원 수준인 GS홈쇼핑은 현대홈쇼핑 대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6.41% 동반 급등했다.

현대홈쇼핑이 단숨에 홈쇼핑 대장주로 우뚝 선 것은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2792억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675억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매출 3361억원에 영업이익 602억원을 거둔 CJ오쇼핑에 비해 외형은 작지만 수익은 더 많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용 구조가 효율적이어서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내고 있는 데다 재무구조가 탁월하다"며 "현대백화점그룹 내 온 · 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해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14만5000원을 제시했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도 "회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고수익 상품과 케이블TV 판매가 업계 최상위 수익성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며 "계열사인 HCN의 상장 추진과 중국시장 재진입 관련 뉴스들이 긍정적인 투자심리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면서 주요 주주들도 막대한 상장 차익을 누리게 됐다. 최대주주 현대백화점이 187만주(20.8%),현대그린푸드가 183만주(20.4%)를 보유 중이다. 오너 일가에서는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교선 사장이 118만주(13.2%)를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6월 말 기준 현대홈쇼핑 지분 장부가액을 749억원으로 반영하고 있어 상장 첫날 보유 지분 가치(3257억원)를 감안하면 평가차액만 2500억원에 달한다.

현대홈쇼핑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알려진 '1조원대 거부(巨富)'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도 79만주(8.78%)를 보유하고 있어 평가액이 1000억원에 육박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