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0돌 대우증권 '名家의 부활'…아시아 대표IB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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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옛 명성 회복'…
1분기 순익ㆍ시총 모두 1위
수익구조 다양화 '실적 안정'
글로벌 '금융 프론티어'…
홍콩법인을 亞공략 거점화
中ㆍ日 넘어 印尼까지 확대
1분기 순익ㆍ시총 모두 1위
수익구조 다양화 '실적 안정'
글로벌 '금융 프론티어'…
홍콩법인을 亞공략 거점화
中ㆍ日 넘어 印尼까지 확대
창사 40주년을 맞은 대우증권이 지난 1분기(3월 결산법인은 4~6월) 증권업계 순이익 1위,시가총액 1위를 되찾으며 '명가(名家)'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대우그룹 해체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흔들렸던 '전통의 강자' 위상을 되찾은 이 회사는 여세를 몰아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만 국한하지 않고 자산관리와 IB,세일즈 앤드 트레이딩(상품개발 · 판매 · 운용) 부문의 성장에 집중한 결과 보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 영업을 강화, 금융영토를 넓히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체질 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금융계의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올해를 해외 수익성 증대의 원년으로 삼은 임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아시아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지금이 한국 금융산업을 수출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수익구조 바꿔 업계 1위 탈환
대우증권은 지난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315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업계 선두를 탈환한 데 이어 올 1분기(4~6월)에도 606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였다. 채권운용 손실로 대부분 증권회사들의 순익이 300억~400억원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다. 상대적으로 보유채권이 많은 대우증권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순익이 반토막나는 등 외부 환경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이 같은 부침 현상이 부쩍 줄어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에만 의존하던 수익구조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대우증권의 실적 안정성이 높아진 배경으로 꼽는다. 2008년 55%에 육박했던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은 지난 1분기 48%로 줄었다. 대신 IB 부문 수익 비중이 6%에서 7%로 늘었고,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부문 비중은 25%에서 33%로 뛰어 올랐다.
◆IB · 운용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임 사장은 올초 리테일(소매)과 운용 부문을 양대 축으로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IB,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부문의 균형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전통적으로 강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외형 확대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안정된 수익기반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서울 강남지역 네트워크를 강화, 자산관리 부문의 영업기반을 확충했고 대한생명 상장과 하이닉스 일반공모 증자 주관,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 출범 등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성사시키며 IB 부문에서도 강자로 떠올랐다.
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부문의 빠른 성장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채권을 포함한 운용 부서의 영업수익은 지난해에만 350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수익기여도가 30%를 훌쩍 넘겨 브로커리지와 함께 든든한 수익 기반으로 떠올랐다.
지난달에는 200명이 넘는 주식 · 채권 · 파생상품 트레이더와 지원인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트레이딩 센터(사진)를 개설했다. 분산돼 있던 사내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일관된 업무 프로세스를 제공하고,이를 통해 자산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홍콩법인,아시아 공략 '사령탑'
대우증권은 최근 TV 광고를 통해 '대한민국 금융영토를 넓히는 프론티어가 되겠다'는 의지를 선언했다. 임 사장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한다면 글로벌 IB들과의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며 "해외 진출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선도 증권회사들이 짊어져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해외 법인들이 지금처럼 외국인들의 중개창구 역할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는 물론 국내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대우증권은 지난 4월 홍콩법인 자본금을 4배로 늘리고 11명에 불과했던 현지 인력을 20여명으로 확대하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중심거점으로 격상시켰다. 각 사업부에서 인력을 파견하는 한편 본사 조직과의 매트릭스 구조를 통해 국내외 정보 교류 기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시노폴리머 등 다수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계약을 따내 순조롭게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중화권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뿐 아니라 향후 국내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수익비중 끌어올릴 것"
중국과 일본에 대한 공략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사무소를 설립한 데 이어 연내 상하이에 사무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일본 도쿄사무소는 지점으로 승격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임 사장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딩증권에 대한 지분 투자를 늘려 인도네시아 사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이 38.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트레이딩증권은 현지에서 온라인 브로커리지 1위며,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 사장은 "이트레이딩증권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다른 아시아 이머징 시장으로의 금융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에서 뛰어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산업은행과의 협력을 강화, 영업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