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자녀를 둔 여성 열 명 중 한 명만이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장려하고 있지만 소득감소,직장의 비우호적인 분위기 등으로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이다.

13일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에 의뢰해 전국의 20~30대 여성 11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밀착형 여성가족정책의 방향정립을 위한 20~30대 여성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녀를 둔 여성 중 출산휴가제도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여성은 24.6%였으며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해본 경험은 10.1%에 그쳤다.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양육 당시 취업상태가 아니어서’(53.1%)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육아휴직제도가 없는 일자리에 취업해 있어서’(21%),‘육아휴직 사용에 비우호적인 직장분위기 때문’(13.9%)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35%가 현재 미취업상태였고 미취업 여성의 68.4%는 현재 전업주부이며 일을 하고 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자녀양육 및 교육’(57.4%)을 들었다.보육시설 등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미흡한 것이 여성 취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여가부는 설명했다.실제로 미취업 여성의 대부분인 90.4%가 향후 취업을 희망한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미취업 기혼여성의 56.6%가 시간제 근무를 희망해 유연근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자녀양육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보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51.4%)이었으며 지원이 필요한 보육정책의 우선순위로 △‘육아지원 시설 이용의 경제적 부담 경감’(21.1%) △‘직장보육시설의 확충’(16%) △‘영아보육시설의 확충’(11.8%)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 (9.1%) 등을 꼽았다.

여성으로서 직장생활에서 얻는 어려움으로 ‘낮은 임금과 과중한 업무부담’(41.5%),‘늦은 퇴근시간’(21.4%) 등이 꼽혔다.또한 △여성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승진장벽(11.5%) △업무배정에서의 성차별(8.4%) △남성중심적 회식문화 및 비공식적 정보유통으로부터의 소외(8.4%) 등 유리천장과 보이지 않는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 관계자는 “20~30대 여성들은 삶의 중요한 선택을 모두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는 경향을 보이며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지게 될 경제적 부담 완화와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시간 연장형 보육 확대 △24시간 보육 △휴일 보육서비스 △시간제 아이돌보미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보육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많아 탄력적인 시설운영 및 가정보육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