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민주당이 간 나오토 총리(63)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68)이 입후보한 가운데 사실상 총리를 결정하는 대표 선거를 14일 실시한다.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당원,서포터(지지자) 등이 투표에 참여하는 이번 선거에선 간 총리가 다소 우세를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그러나 아직 3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

표의 향방이 최종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선거에서 간 총리가 승리하면 총리직 교체없이 현재의 내각 체제가 거의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그러나 만약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이기면 그가 신임 총리가 되고, 대대적인 내각 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그 경우 민주당 정권은 작년 9월 출범 이후 1년사이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포함해 모두 3명의 총리가 나오게 된다.

간 총리는 정치자금 의혹을 안고 있는 오자와 전 간사장을 겨냥해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내세우는 한편 정책과 외교의 일관성을 위해 총리가 자주 바뀌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오자와 전 간사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일본이 처한 안팎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과감한 경제부양책과 복지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재까지 일본의 주요 신문사와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간 총리가 국회의원 표에서 박빙의 열세에 있지만 지방의원과 당원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 전체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오자와 전 간사장은 국회의원 표몰이에서는 선전했지만 지방의원과 당원 지지 확보가 여의치 않아 고전하고 있다.그러나 투표일 직전까지 차기 총리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국회의원이 30여명에 달해 이들이 막판 변수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득표 총점은 소속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 411명이 1인당 2포인트씩 822포인트,지방의원 2400명이 100포인트,약 34만명에 달하는 당원과 서포터가 300포인트로 모두 1222포인트이다.이중 과반 포인트를 얻으면 승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민주당의 분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간 총리가 이겨 현재 정권 체제가 유지되면 오자와 전 간사장과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거나 기존의 군소 야당과 연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오자와 전 간사장이 승리하는 경우에도 간 총리를 지지한 의원 그룹의 이탈이 예상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