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80m, 무게 4만톤의 침매함체 18개, 바닷속에서 연결
12월 완공시, 물류비용 절감 및 남해안 지역경제 견인차 역할

세계 최장, 국내 최초의 해저침매터널인 부산~거제간 연결도로(이하 거가대교) 해저침매터널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가대교를 시공 중인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해저침매터널의 마지막 18번째 침매함체의 연결작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13일 오후 3시 최종 연결식을 갖았다고 밝혔다.

이날 연결식에는 허남식 부산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비롯, 부산과 거제지역 주요 인사와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등 공사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계 최장, 국내 최초의 해저침매터널= 거가대교는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총 8.2km 구간을 해저와 해상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 9000억원(VAT포함)이며, 현재 공정율은 약 94%로, 올해 12월 완공예정이다.

거가대교 구간 중 부산 가덕도와 중죽도, 대죽도 사이 3.7km 구간은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되는 해저침매터널로 건설되며 나머지 구간은 사장교로 시공된다.

침매터널은 터널 구조물을 육상에서 미리 만들어 바다속에서 구조물들을 연결해 터널을 만드는 방식으로 일반 사장교 건설에 비해 공사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아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에 일반화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거가대교가 처음이다.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통영의 안정제작장에서 제작된 18개의 침매함체를 바다에 띄워 예인선으로 침설위치로 끌고 와 가라앉힌 다음, 바다 속에서 연결시켜 터널을 완성했다.

침매함체 1개는 길이 180m, 너비 26.5m, 높이 9.75m, 무게 4만 5천톤 규모의 왕복 4차선 터널구조물로, 철근 2,700톤(30평 아파트 950세대 분량), 콘크리트 4만톤(30평 아파트 460세대 분량)이 소요됐다. 바닷물에 의한 부식과 침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 제작됐다.

◇각종 첨단기술이 사용된 초정밀공사=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세계 최초로 내해가 아닌 파도와 바람, 조류가 심한 외해에 건설되는 해저침매터널라는 점에서 토목학계는 물론,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 48m의 연약지반에 시공된 점, 세계 최장 함체(180m), 세계 최초 2중 조인트 함체 연결 등 총 5가지의 세계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함체 연결시 공기주입, 침매함체 구간 자갈포설 장비, EPS 등 3가지 국제 특허를 받았다.

특히 침매터널은 깊은 수심에서 거대한 함체들을 5㎝이내의 오차범위에서 연결시켜야 하는 초정밀 공사로 성공적인 공사 수행을 위해 각종 첨단기술들이 사용된다.

침매함체간의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광파위치측정기를 이용한 토탈 스테이션 시스템(Total Station System)을 기본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거친 해양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침매함체 사이에 연결시킨 와이어의 인장각도와 인장력을 센서로 체크하는 토트와이어(Taut-Wire)시스템과 정밀송신기와 수신기를 활용해 위치를 확인하는 SSBL(Super Short Base Line)시스템을 병행해 시공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침매함체를 이동시키고 바다속에 가라앉히는 작업은 무엇보다 기상상황에 민감하다"며 "때문에 시공지역의 지난 50년간의 기상데이타를 기반으로 별도의 예보시스템을 만들어 해상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측, 현장에 적용하며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류비용 절감, 남해안 지역 경제 견인차 역할= 거가대교가 완공되면 부산에서 거제까지 당초 140㎞에서 60㎞로 단축된다. 통행시간도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줄어 시간 및 유류비 등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와 대구~부산간 고속도로가 U-Type으로 연결돼 경부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부산~거제~여수~목포에 이르는 남해안 관광 인프라가 구축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편,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시공을 통해 해저침매터널 시공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분야 세계 건설시장 진출의 토대가 마련됐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어려운 조건에서 침매터널을 시공해 유럽과 일본 등 해저터널 분야의 선진 건설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한·일해저터널이나 한⋅중해저터널, 선진국의 해저터널 공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술력과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