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 주식시장이 한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열린 유럽증시도 그리스를 제외한 전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고, 바젤위원회의 자기 자본 규제가 예상보다 까다롭지 않다는 안도감에 따른 것이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인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세계증시는 은행주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쳤다.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81.36포인트(0.78%) 오른 10544.13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2.35포인트(1.11%) 상승한 1121.90으로 장을 마쳤다.나스닥지수는 43.23포인트(1.93%) 오른 2285.71을 기록했다.특히 S&P지수는 8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올해 지수상승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은행주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S&P500 금융주지수는 3.07%나 뛰었다.JP모간은 3.42%,씨티그룹은 2.05%,웰스파고는 2.91% 각각 올랐다.헌팅턴뱅크쉐어,리전스파이낸셜,자이온스뱅코프 등 지역 은행들도 3% 이상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장비 시장이 올해 2배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도체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는 이날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증설 경쟁으로 올해 반도체 장비 구입액이 369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166억달러의 2배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이에따라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텔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투자회사인 글루스킨쉐프앤어쏘시에이트의 데이빗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제정됐던 감세안이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오늘 랠리의 또 다른 이유” 라며 “의회가 조만간 이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큐리티글로벌인베스터의 마크 브론조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미국경제가 경기침체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투자자들의 감정은 극도로 부정적이었다”며 “그러나 지난 몇주 동안 우리는 기대 이상의 경제 지표를 받아 이런 불안감을 떨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증시도 이날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이 1% 이상 오르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름세틀 탔다.중국의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에 비해 13.9% 상승했다는 소식이 개장 초부터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지수는 1.16% 상승한 5565.53,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지수는 1.11% 상승한 3767.15,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30지수는 0.75% 오른 6261.68로 장을 마쳤다.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600지수는 0.7% 상승한 266.45를 기록해 지난 4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럽연합(EU) 집행위가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7%로 상향 조정한 것이 장중 지수 상승을 부추겼다.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크레디아그리콜 소시에테제네랄 BNP파리바 등 금융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중국의 산업생산 증가 소식은 BHP빌리턴 리오틴토 카작무스 에사에너지 안토파가스타 등 광산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유로화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2880달러에 거래돼 1.3%나 올랐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