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코스피지수가 13일 16.28포인트(0.90%) 오른 1818.86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이날 국내 증시에는 세가지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외국인들이 모처럼 국내 증시에서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5748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 687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8월 한달간 하루 평균 25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이틀간 외국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LG화학 대한항공 삼성물산 삼성SDI 포스코 현대홈쇼핑 KB금융 현대차 현대제철 등으로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다.

두번째 변화는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이다.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6조8559억원을 기록했다.지난 7월 23일(7조291억원) 이후 최대치다.거래대금은 시장의 상승 에너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규모가 클 때 주식시장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반대로 거래대금 규모가 작을 때는 상승 에너지가 소진된 것으로 본다.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7월 23일 이후 쪼그라들어 8월 한달간 4조~5조원대에 머물렀다.

8월 한달간 코스피지수가 0.94% 하락하는 부진을 보인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하지만 거래대금은 지난 3일 6조원을 넘어선 뒤 7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810선을 넘어선 것 역시 주목할만한 하다.일반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하자 환호했다.그러나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선 것 보다 1810선을 상향 돌파한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작년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형성한 단기 고점을 이어보면 나오는 저항선이 바로 1810선이기 때문이다.지난 4월과 8월의 상승장에서도 코스피지수는 이 저항선을 넘지 못하고 하락세로 전환했다.따라서 코스피지수가 1810선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향후 시장의 흐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흐름은 아니지만 또 한가지 긍정적인 대목은 주식시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에도 연기금의 순매수 기조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연기금은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5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6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보통 연기금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쌀 때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하는 성향이 있다.따라서 연기금이 여전히 주식을 사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해외증시 분위기도 좋다.밤사이 미국 다우지수는 0.78%,나스닥지수는 1.93% 각각 상승했다.유럽증시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선진국의 더블딥 논란속에 지난 주말 중국 정부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경제지표를 발표하자 글로벌 자금이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의 호조 역시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인 재료다.

이런 긍정적인 흐름들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다음 고지를 1850선 내외로 설정하고 있다.13일 종가와 비교하면 불과 1.71% 높은 수준이다.전문가들이 지수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펀드 매물대를 살펴보면 코스피지수 1800선 이상 지수대에 전체 펀드물량의 38%가 집중돼 있어 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때마다 환매 압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며 “1850~1860선을 단기 목표치로 설정하고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이날 일일보고서를 통해 STX팬오션을 대형주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했다.벌크선 업황이 4분기 성수기에 진입하고,원가 부담이 높았던 고가 용선이 줄면서 수익성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또 중국엔진집단을 코스닥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신성델타테크와 하나마이크론은 제외했다.중국엔진집단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