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고급 카메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전자는 14일 홍콩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고 독자 개발한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NX100'을 공개했다. NX100은 올초 선보인 첫 미러리스 카메라 NX10의 후속 모델로 무게와 크기를 더욱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 처음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카메라 신제품 발표회를 여는 등 세계 3위권에 오른 콤팩트 카메라에 이어 전문가용 카메라 시장까지 석권하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쉽고 편한 고급 카메라

NX100은 렌즈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문가급 제품임에도 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처럼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우선 렌즈에 달린 버튼만으로 카메라의 각종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i-Function 렌즈'를 첫 적용했다. 지금까지 감도(ISO) 노출(EV) 화이트밸런스(WB) 셔터스피드 조리개값 등을 바꾸려면 카메라 본체의 다이얼과 버튼을 사용해야 했지만 NX100에서는 렌즈에 달린 포커스링과 버튼만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디자인면에서는 휴대성을 더욱 높였다. 무게 282g으로 353g이던 NX10보다 20%가량 가볍고 두께는 0.5㎝ 얇은 3.4㎝로 줄였다. 외형을 축소하면서도 이미지 센서는 NX10과 같은 1460만화소의 대형 'APS-C' 센서를 채택,최상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가격은 카메라 본체와 20~50㎜ 줌렌즈를 묶은 패키지가 79만9000원으로 NX10에 비해 10만원 이상 싸다.

박상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사장 · 사진)은 "NX100은 단순한 카메라가 아닌 자신의 느낌을 세세히 표현하는 '창조와 표현'의 도구"라며 "NX10이 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DSLR) 스타일의 하이브리드 카메라였다면 NX100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콤팩트 타입의 하이브리드 제품"이라고 말했다.

◆미러리스 카메라 대도약 노린다

삼성은 지난해 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로 세계 3위에 올랐다. 다음 단계로 전문가용 시장에서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미러리스 카메라인 NX 시리즈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올해 150만대에서 2015년 1500만대 수준으로 연 평균 60% 이상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카메라에 비해 디지털기술의 비중이 높은 것도 삼성이 미러리스 카메라에 승부를 걸 수 있는 배경이다. 박 사장은 "카메라 시장이 아날로그 방식의 광학기술을 중시하는 경쟁구도에서 스타일과 사용 편의성,무선 연결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삼성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 미러리스 카메라

DSLR 카메라에서 반사거울과 프리즘을 없앤 제품을 말한다. 내부 공간을 줄여 카메라 외형을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거울이 사라지면서 피사체의 상태를 보여주는 뷰파인더 대신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해 영상을 확인한 후 사진을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