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 만에 반등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오른 1161.7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대외적인 하락 압력을 받으며 출발했지만 급락 부담감과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의 영향으로 장중 오름세로 돌아섰다.

장 초반에는 전일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 흐름이 환율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지난밤 국제 금융시장은 중국의 경기지표가 개선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바젤Ⅲ 최종안 합의 소식의 영향으로 위험자산 선호거래가 활발했다.

전일종가보다 1.8원 내린 1159원에 출발한 환율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내림세를 보이자 이내 낙폭을 줄여갔다. 장중 1163.8원까지 반등했던 환율은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공급되면서 다시 1160원선으로 밀렸다.

1159~1163.8원 사이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오후 들어 1160원대 초반에서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소폭 상승한 채로 거래를 끝냈다. 이날 환율은 지난 8일 이후 나흘 연속 116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최근 급락세 대한 부담을 덜어내며 숨 고르기를 했던 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힘입어 장 초반 내림세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이후 추가 하락 모멘텀(계기)이 부족해 반등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중 아시아 환시에서 아시아 통화들의 미 달러화 대비 강세 흐름이 둔화된 것도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내림세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장 중 1827.03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다시 한번 경신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전날보다 3.61포인트(0.20%) 내린 1815.25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70포인트(0.35%) 떨어진 481.79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사흘째 순매수세를 보이며 3880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수급 면에서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M&A(인수합병)와 관련한 수요 등이 하단을 지지했고 대기하고 있던 네고물량이 상단을 가로막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네고물량이 꾸준하게 공급됐지만 역외 세력의 매수·매도가 뒤섞이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아시아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43분 현재 1.290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3.25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