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사태 어디로] 라응찬 회장 맨 먼저 들어서…전성빈 의장 "사태 수습하는 쪽으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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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스케치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열린 14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는 포토라인이 설치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청에서나 볼 수 있는 포토라인이 금융회사에 설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한은행은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리자 청원경찰 숫자를 10여명으로 늘려 만약에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한결같이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이사회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에서 비교적 차분히 진행됐다. 하지만 간간이 고성도 흘러나와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음을 나타냈다. 이들은 이사회가 끝난 뒤에도 별도의 설명 없이 뿔뿔이 흩어졌다.
◆이사회 전후 굳은 표정의 이사들
오후 2시 시작되는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이 1시간 전부터 로비에 모습을 보였다. 낮 12시50분께 검은색 정장 차림의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이 맨 먼저 나타났다. 라 회장은 미리 설치된 포토라인을 피해 뒤쪽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6층 회의장으로 올라갔다. 질문은 전혀 받지 않았다. 라 회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10여분 뒤 재일교포 사외이사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이 도착했다. 정 고문은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지만 정 이사는 아무 답변도 없이 회의장으로 향했다.
곧 이어 도착한 전성빈 이사회 의장(서강대 교수)은 "사태를 수습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논의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장은 "안건이 (무엇인지는) 정하지 않았으며 양측 얘기를 들어보고 이사들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양쪽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해야 한다"며 "오늘 진행되는 것을 보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과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는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16층 이사회장으로 입장했다.
◆노사간 몸싸움 · 소액주주 항의 소동도
신한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이사회가 열리는 16층에서 경영진과 이사들을 상대로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사전에 감지한 은행 측에서 인사부와 인력개발부 직원 40~50명을 노조 사무실이 있는 17층으로 보내 노조원들이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사측 직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국환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어느 한쪽 편을 들겠다는 게 아니다"며 "검찰 고소 등으로 은행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 대해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이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에서 노조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막은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사측에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1층 로비에서는 소액주주라고 주장하는 60대 여성이 "이백순(행장)이 은행을 말아 먹으려고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어떻게 모은 돈으로 투자한 것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만드느냐"며 소리를 지르다 직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2층으로 끌려 올라갔다.
◆금감원 "현재로서는 개입하기 어렵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 이날 '신한금융 사태'와 관련,"현재로선 금융당국이 개입할 단계가 아니다"며 "오는 11월에 신한은행 종합검사를 나가면 검사 과정에서 사태의 전말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본부장은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결과가 언제 나올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사장의 실명제 위반 가능성은 "작년 검사 과정에서 점검하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종합검사 때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기적인 종합검사 외에 현재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태훈/강동균/안대규 기자 beje@hankyung.com
◆이사회 전후 굳은 표정의 이사들
오후 2시 시작되는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이 1시간 전부터 로비에 모습을 보였다. 낮 12시50분께 검은색 정장 차림의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이 맨 먼저 나타났다. 라 회장은 미리 설치된 포토라인을 피해 뒤쪽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6층 회의장으로 올라갔다. 질문은 전혀 받지 않았다. 라 회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10여분 뒤 재일교포 사외이사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이 도착했다. 정 고문은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지만 정 이사는 아무 답변도 없이 회의장으로 향했다.
곧 이어 도착한 전성빈 이사회 의장(서강대 교수)은 "사태를 수습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논의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장은 "안건이 (무엇인지는) 정하지 않았으며 양측 얘기를 들어보고 이사들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양쪽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해야 한다"며 "오늘 진행되는 것을 보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과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는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16층 이사회장으로 입장했다.
◆노사간 몸싸움 · 소액주주 항의 소동도
신한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이사회가 열리는 16층에서 경영진과 이사들을 상대로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사전에 감지한 은행 측에서 인사부와 인력개발부 직원 40~50명을 노조 사무실이 있는 17층으로 보내 노조원들이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사측 직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국환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어느 한쪽 편을 들겠다는 게 아니다"며 "검찰 고소 등으로 은행 이미지를 실추시킨 데 대해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이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에서 노조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막은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사측에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1층 로비에서는 소액주주라고 주장하는 60대 여성이 "이백순(행장)이 은행을 말아 먹으려고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어떻게 모은 돈으로 투자한 것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만드느냐"며 소리를 지르다 직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2층으로 끌려 올라갔다.
◆금감원 "현재로서는 개입하기 어렵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 이날 '신한금융 사태'와 관련,"현재로선 금융당국이 개입할 단계가 아니다"며 "오는 11월에 신한은행 종합검사를 나가면 검사 과정에서 사태의 전말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본부장은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결과가 언제 나올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사장의 실명제 위반 가능성은 "작년 검사 과정에서 점검하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종합검사 때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기적인 종합검사 외에 현재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태훈/강동균/안대규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