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권력승계를 위한 노동당 대표자회가 금명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5일 개최될 것으로 전망했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 소식통들을 인용,14일 대표자회 개최를 보도했다.

통일부 핵심관계자는 14일 "아직까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내 어느 매체에서도 당대표자회 개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측이 '9월 상순'에 연다고 명시한 만큼 늦어도 9월15일에는 개최 여부가 명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당의 지역별 대표가 13일까지 평양에 집결해 대표 등록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으며 15일 당대표자회가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대표자회의 14일 개최를 주장한 RFA는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을 인용,"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건강이 나빠져 회의가 지연됐는데 며칠간 집중치료를 받고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면서 "14일 개최 사실을 평양에 가 있는 당 대표자들이 전화로 알려줬다"고 전했다.

앞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회의에 참석해 당대표자회 지연과 관련,"이번 주에 열리지 않을까 예측한다. 후계자 노출이 주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최근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친애하는 지도자' 대신 '위대한 수령'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목격됐다는 점이다. '위대한 수령'은 김일성 주석을 지칭하던 용어다. 지난달 초 북한을 방문한 국제기독교선교단체 '오픈 도어즈'의 폴 에스타부룩 국장은 미국의 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북기간 관찰해봤더니 김일성한테 붙였던 '위대한 수령'을 김정일한테 쓰고 김일성은 '영원한 주석'으로 바꿔 불렸다"고 밝혔다.

에스타부룩 국장은 이어 "김정일한테 쓰던 '친애하는 지도자'라는 호칭은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후계자 김정은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의 권력승계 과정에 대해 "이번 당대표자회에서는 당중앙위원을 먼저 선출하고 마지막 날에 새로 구성된 '중앙위 전원회의'가 소집돼 거기서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비서,중앙군사위원의 직위를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의 후계절차는 통상 5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당의 영도절차(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 확정)와 2단계 후계자 중심의 당 체제 정비(인사재편)에 이어 대대적 우상화사업 전개(3단계)와 당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이나 선군사상에 대한 대대적 선전(4단계), 대남사업에 대한 지도권 행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