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 수성동 계곡, 겸재 '진경산수'대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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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까지 녹지조성 완료…계곡 물길 청계천과 잇기로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겸재(謙齋) 정선이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에 그렸던 서울 인왕산 수성동(水聲洞) 계곡 풍경이 복원된다. 또 계곡 물길을 청계천과 잇는 계획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수성동 계곡이 역사 · 문화 및 자연유산으로서 옛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내년 6월까지 아파트 철거와 녹지 조성 공사를 마무리해 그림 속 풍경과 비슷한 모습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수성동은 한자명대로 '물 소리가 좋은 계곡'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 계곡은 겸재뿐 아니라 추사(秋史) 김정희의 시(수성동 우중에 폭포를 구경하다)에 등장할 정도로 옛 문인과 묵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였다. 겸재는 인왕산과 백악산 아래에 있던 장동(壯洞 · 현 청운동 일대) 부근을 담은 8폭짜리 진경산수화를 그려 '장동팔경첩'을 만들었으며 수성동 계곡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은 옛 윤곽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1971년 옥인동 시범아파트 308채가 지어지면서 풍경 속 암반들이 복개도로와 콘크리트에 덮이고 돌다리에도 시멘트가 덧발라지는 등 경관이 심하게 훼손됐다.
서울시는 풍경 재현을 위해 아파트 토지와 건물(960억원)을 사들여 60% 정도 철거를 마쳤다. 시는 본래 암반이 드러나면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고증을 거쳐 원형대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수성동 계곡이 복원되면 인접한 경복궁 서쪽 한옥 밀집지역 '서촌'과 연계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선시대에는 인왕산 물이 청계천까지 흘렀다"며"물길 잇기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