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입시 전형료 장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형료만으로 수십만원,많게는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몇년째 팔짱만 끼고 있고 대학은 낮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전형료 부담은 대학들의 수시 모집이 늘어난 데다 전형 방식도 갈수록 복잡해져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가능하면 많은 대학에 원서를 낼 수밖에 없는 입시 제도에서 비롯됐다. 지난 13일 마감한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2011학년도 수시 모집에서도 경쟁률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서강대와 중앙대는 경쟁률이 40 대 1을 넘었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 전형 가짓수가 2484개에 달하고 정시까지 포함하면 3663개로 늘어난다고 하니 70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게다.

복잡한 입시 제도야 단시일 안에 고칠 수 없다고 하지만 그 틈에 막대한 전형료를 챙기려는 대학들이 많아 학부모들의 고충이 큰 것이다.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부천 원미갑)이 전국 국공립 · 사립대의 2010학년도 전형료 수입 내용을 분석한 결과,각 대학의 작년 전형료 수입은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료는 뚜렷한 근거도 없이 매년 오르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대학이 원서접수 때 논술과 면접시험의 날짜 · 시간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수험생들이 이곳저곳 원서를 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곧 인건비와 행정비용 등을 따져 적정한 전형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학이 수용하지 않으면 그뿐이다. 정부가 전형료 상한선을 정하는 등 '전형료 장사'를 규제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학생 1인당 전형료가 최대 18파운드(3만2000원)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는 영국 등이 좋은 사례다. 대학이 전형료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토록 하고 빈곤층에는 전형료를 면제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수험생은 대학의 돈벌이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