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기반으로 근로자들의 삶과 일터 혁명을 가져올 '정보화 3.0 시대'를 열어 젖혔다. "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 위원장의 지적이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스마트워크가 국내에서도 KT 등 일부 기업을 시작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IT를 활용, 사무실로 출근할 필요 없이 재택근무나 원격근무,집중근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는 일터 혁명은 물론 생활 혁명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1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스마트워크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는 기업과 공공부문의 스마트워크 도입과 관련된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됐다.


◆"스마트워크는 사회혁명 가져올 것"

이 위원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축사를 통해 "지금은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넘어가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있다"며 "IT를 통해 일하는 방식,사는 방식에 혁명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가 초고속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반을 갖추던 '정보화 1.0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정보통신 인프라를 통해 인터넷 서비스 등이 꽃 핀 '정보화 2.0 시대'였다"며 "2010년대는 이를 기반으로 생활 혁명,일터 혁명이 일어나는 '정보화 3.0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T기술이 스마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꿔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산업화시대는 저출산 · 고령화 등의 사회 문제는 물론 고용 없는 성장으로 청년실업도 야기했다"며 "스마트워크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능력에 맞춰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사회와 개인이 윈윈하는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부문부터 스마트워크 선도해야

스마트워크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영국 통신업체 브리티시텔레콤(BT)이 꼽힌다. 데이브 던바 BT 스마트워크담당 매니저는 기조연설에서 "스마트워크 도입 이후 BT는 매년 7억5000만파운드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직원들의 생산성도 과거에 비해 20% 이상 높아졌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50%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국 정부와 공공부문에서도 BT의 사례를 본받아 스마트워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워크 확산에 적극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경기도 분당과 서울 도봉구청 2곳에 스마트워크센터를 만들어 다음 달께 가동할 계획이다. 2015년에는 공무원의 30%가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하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스마트워크 도입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스마트워크가 단순히 일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관련 제도 정비,사람들의 인식 변화,가치관의 변화 등 사회 전반이 한꺼번에 변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홍진 전 BT코리아 사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스마트워크는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 과거 새마을운동처럼 스마트워크를 국가적 캠페인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방식 못 바꾸면 실패 부른다

던바 매니저는 "스마트워크의 성패는 조직원들의 사고방식 전환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회사 사무실에서 개인 사무공간이 사라지고 팀원들과 떨어져 근무하더라도 불이익을 받거나 업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초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BT도 초창기에는 직원들과 1 대 1 면담 등을 통해 설득하는 힘든 과정을 거쳤다. BT에서 스마트워크가 정착되기까지 6~7년가량이 걸렸다. 던바 매니저는 "스마트워크를 도입할 때는 너무 오래 끌지말고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가급적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할수록 성과가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박영태/안정락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