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고객분들이 몰리면서 대기순번이 90번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근래 보기 드문 청약 열기입니다. "

휠라코리아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15일 삼성증권 서울 명동지점의 이현규 프라이빗뱅커(PB)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고객 상담에 바빠 기자와 인사를 나눈 지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한마디 전해줬다.

이날 휠라코리아의 최종 청약경쟁률은 329.65 대 1에 달했다. 330주를 청약해야 휠라코리아 주식 한 주를 받는 셈이다. 65만주 모집에 2억1427만주가 청약, 증거금은 3조7498억원이 모였다. 유가증권시장에는 오는 28일 상장된다.

청약을 받은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IBK투자증권의 각 지점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청약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청약 마감시간이 30분 연장됐고,온라인을 통한 신청자 폭주로 시스템에 오류를 빚기도 했다.

10억원 이상 뭉칫돈을 들고 청약한 투자자들도 지난 5월 삼성생명 공모 이후 다시 등장했다. 1인당 청약한도가 2만7000주고 주당 청약증거금이 1만7500원(공모가의 50%)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이 넣을 수 있는 최대 증거금은 4억7250만원인데 가족 계좌까지 이용해 청약에 나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서울 강남지역 지점을 중심으로 2억~3억원 규모로 청약하는 고객들이 오랜만에 보였다"며 "법인명의로 투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낮12시가 되면서 공모 경쟁률이 200 대 1을 넘긴 것으로 전해지자 높은 경쟁률에 당황한 일부 투자자들은 "추이를 봐서 청약여부를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휠라코리아 청약 열기에 대해 배성환 삼성증권 기업금융2팀 이사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며 "국내 기업으론 보기 드물게 소유한 상표권으로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는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너 프리미엄'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현규 PB는 "고객들이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얘기를 많이 한다"며 "어려운 회사를 일으켜 상장까지 시킨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의 장외 매매가가 공모가(3만5000원)보다 1만원 이상 높은 4만5500~4만6400원에 형성돼 있는 점도 경쟁률을 높인 요인이다. 장외주식거래 업체 피스탁의 차원식 기업분석팀장은 "휠라코리아의 장외 가격이 지난 9일 공모가가 발표된 이후에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뜨거운 청약열기가 상장일 전까지 장외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