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루 만에 내림세로 마감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내린 116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심리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오르자 동반 상승 압력을 받았다.

환율은 국내 증시의 오름세와 아시아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1.30달러선을 넘는 등 위험자산 선호 흐름에 전일종가 대비 4.2원 떨어진 1157.5원에 출발했다.

1150원대 후반을 유지하던 환율은 아시아 환시에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엔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자 미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일본은행(BOJ)은 엔화가 미 달러화 대비 82.87엔까지 치솟자 직간접적인 개입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최근의 외환 동향은 경제, 금융의 안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간과할 수 없었다"며 시장 개입을 직접적으로 확인했다.

이에 아시아 환시에서 주요 통화들이 미 달러화 대비 동반 약세 흐름을 보였다. 1166.5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중공업체 등의 네고물량이 집중되면서 상단을 제한당했다. 장 후반 국내 증시의 반등과 네고물량에 힘입어 내림세로 돌아서며 전일종가와 소폭 몸을 낮춘 수준에서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57.2~1166.5원 사이의 거래폭을 기록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서울 환시는 대외적인 여건 변화와 수급에 따라 오르내렸던 모습이다"며 "장 초반에는 위험자산 선호 흐름에 따라 하락세를, 이후에는 아시아 환시에서 엔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개입을 언급하자 원달러 환율은 역외 중심의 숏커버(달러 재매입)성 움직임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며 "다만 이후 엔달러 환율이 85엔선에서 제한당하고 아시아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주춤하면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상승 압력도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달러 환율은 일 정부의 추가 개입 가능성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롱스탑성(손절매도) 매매에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이에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서울 환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지속적인 엔달러 상승 흐름은 엔원 크로스 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63포인트(0.48%) 상승한 1823.88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마감 기준)을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0.51포인트(0.11%) 내린 481.2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429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나흘째 '사자'세를 이어갔다.

수급 면에서는 주식 관련 외국인 매수 자금과 네고물량이 활발하게 공급되면서 상단을 가로막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중 엔달러 환율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동시에 올랐다"며 "하지만 네고물량이 꾸준한 모습을 나타내며 아래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지난달 아부다비국영투자회사(IPIC)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매각과 관련한 환전 수요가 나왔다는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아시아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43분 현재 1.3001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5.28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