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16일 개막] 신지애·최나연 "최고의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 보여줄 것"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8야드 줄었다고요? 공식 기록은 그럴지 몰라도 실제는 늘었어요. 얘(최나연)가 잘 알아요. "(신지애)

"올해 대회 때 같이 라운드를 많이 했는데 진짜 거리가 늘었어요. 한 대회에서 (신)지애가 홀마다 '나 많이 늘었지?'라고 계속 물어봤어요(웃음).저하고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요. "(최나연)

미국LPGA투어의 '코리안 원투펀치' 신지애(22 · 미래에셋)와 최나연(23 · SK텔레콤)은 16~19일 열리는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10개월여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두 선수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부터 다졌다. 신지애는 "1년 만의 국내 대회 출전이어서인지 주변 분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이번 대회에서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나연도 "팬들의 응원이 국내외에서 큰 힘이 된다"며 "이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선수는 서로를 '좋은 친구이자 선의의 경쟁자'라고 표현했다. 신지애는 "(최)나연이는 샷이 안정적이고 대회 때마다 굉장히 위협적인 샷도 자주 보여주고 있다"며 때로는 자신의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최나연도 "어릴 때부터 함께 운동해 온 신지애는 '동기 부여 친구'"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 신지애는 "88CC는 우승을 해 본 골프장이어서 친근하고 편하다"면서도 "코스 셋업이 많이 달라져 깜짝 놀랐다"고 했다. 미국에서 온 지 이틀 만에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컨디션은 좋은 상태라고.다만 코스 길이가 예전보다 길게 셋업돼 롱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를 잡고 두 번째 샷을 날려야 하는 게 부담이라고 했다.

최나연은 4라운드여서 체력적인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88CC에서 우승한 적은 없지만 대체로 성적이 좋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잔디 스타일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는 장거리 이동이 많은 미국 투어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노하우도 공개했다. 최나연의 비결은 최대한 잠을 많이 자는 것."미국 진출 초기에는 다른 선수보다 예민해 수면 부족에 시달렸어요. 투어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는 비교적 편하게 잠을 자요.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뭉쳐진 근육을 마사지로 푸는 것도 효과적이죠."

신지애는 물을 많이 마신다고 했다. 비행기를 타면 수분 부족 현상이 생기고 수분이 부족하면 컨디션 회복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특히 며칠 전부터 이동하는 지역의 시간을 고려해 생활 리듬을 그 시간에 맞춘다고 했다.

올 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두 선수는 "대회마다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플레이가 펼쳐져 팬들의 관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나연은 지난 6월 미LPGA투어 데뷔 3년 만에 LPGA챔피언십에서 처음 커트탈락한 뒤 다음 대회에서 우승한 과정을 털어놓았다.

"그날 실망해 방에 와서 많이 울었어요. 대단한 잘못을 한 것도 아니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옛날 잘 쳤을 때 일기도 꺼내 봤어요. 성적이 좋을 때는 전날 목표를 세워 놓고 다음 날 그걸 위해 노력했더라고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마음먹었더니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하게 됐죠(웃음)."

두 선수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스케줄은 다르지만 대회에 대한 기대는 같았다. 신지애는 대회가 끝난 뒤 바로 일본 대회에 참가하고 최나연은 추석 명절을 국내에서 보낸다. 신지애는 "추석을 쇤 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며 "미국과 한국에 가족들이 흩어져 있어 명절에 함께 모이기는 쉽지 않지만 자주 연락하면서 아쉬움을 달랜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명절 때 할머니 댁에서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용인=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