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온기 없는 中企 추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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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S사.현대자동차의 2차 협력업체인 이 회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100%를 추석 상여금으로 줄 계획이다. 재작년에는 명절 떡값도 주지 못했는데,작년 초부터 자동차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다.
그렇다고 살림살이가 확 좋아진 건 아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6억~7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간신히 적자를 면할 정도다. 1차 협력사에 부품을 납품하고 받는 한 달짜리 어음으로 재료비를 결제하고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별로 없다. 이 회사 박모 사장은 "이달에는 추석상여금까지 줘야 하기 때문에 적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작년보다 경기가 나아진 것 같긴 한데 우리는 여전히 온기를 느끼기 힘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나마 S사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경기도 군포에 있는 배전반 제조업체 U사는 작년까지 기본급의 100%를 추석 상여금으로 주던 것을 올해는 절반가량으로 줄이기로 했다. 작년보다 전기부품업계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계측기 제조업체 T사 사정은 더 안 좋다. 매년 적은 액수지만 직원들에게 꼬박꼬박 추석 상여금을 챙겨줬지만,올해는 주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장 회사를 꾸려나갈 자금도 바닥났는데 상여금을 줄 여력이 있겠느냐"고 답답해했다.
U사,T사뿐만이 아니다. 전자와 자동차산업 호황의 효과를 누리는 일부 부품업체를 빼고는 현장에서 지켜본 대다수 중소기업에서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감이 밀려 연휴를 반납하는 곳도 있지만,일감이 없어 고민에 빠진 곳이 더 많았다. "당장 회사를 굴릴 자금이 없어 죽겠는데 무슨 명절 분위기냐"며 화난 얼굴로 대꾸하는 중소기업 사장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당장 어렵다고 손 놓고 쉬는 곳은 없었다. 묵묵히 현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대다수였다. 대한민국 전체 기업의 99%,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인들이 있기에 많은 이들이 풍성한 추석을 보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이태명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chihiro@hankyung.com
그렇다고 살림살이가 확 좋아진 건 아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6억~7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간신히 적자를 면할 정도다. 1차 협력사에 부품을 납품하고 받는 한 달짜리 어음으로 재료비를 결제하고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별로 없다. 이 회사 박모 사장은 "이달에는 추석상여금까지 줘야 하기 때문에 적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작년보다 경기가 나아진 것 같긴 한데 우리는 여전히 온기를 느끼기 힘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나마 S사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경기도 군포에 있는 배전반 제조업체 U사는 작년까지 기본급의 100%를 추석 상여금으로 주던 것을 올해는 절반가량으로 줄이기로 했다. 작년보다 전기부품업계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계측기 제조업체 T사 사정은 더 안 좋다. 매년 적은 액수지만 직원들에게 꼬박꼬박 추석 상여금을 챙겨줬지만,올해는 주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장 회사를 꾸려나갈 자금도 바닥났는데 상여금을 줄 여력이 있겠느냐"고 답답해했다.
U사,T사뿐만이 아니다. 전자와 자동차산업 호황의 효과를 누리는 일부 부품업체를 빼고는 현장에서 지켜본 대다수 중소기업에서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감이 밀려 연휴를 반납하는 곳도 있지만,일감이 없어 고민에 빠진 곳이 더 많았다. "당장 회사를 굴릴 자금이 없어 죽겠는데 무슨 명절 분위기냐"며 화난 얼굴로 대꾸하는 중소기업 사장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당장 어렵다고 손 놓고 쉬는 곳은 없었다. 묵묵히 현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대다수였다. 대한민국 전체 기업의 99%,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인들이 있기에 많은 이들이 풍성한 추석을 보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이태명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