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6년반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원화 환율도 요동쳤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론 엔 · 달러 환율 상승(엔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원 · 달러 환율도 상승(원화가치 하락)할 순 있겠지만,중장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 반영돼 원 · 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원20전 내린 1157원50전에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1160원 아래에서 매매가 이뤄졌으나 오전 10시50분께 일본 정부가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로 바뀌었다. 장중 한때 1166원5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한국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원 · 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결국 전날보다 80전 내린 1160원90전에 마감했다.

국내 연구소들과 해외 투자은행들은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이 중장기적으로 원 · 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 · 달러 환율에 대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이달 말 1150원,올해 말 1140원으로 전망하고 있고 씨티그룹과 노무라도 올해 말 115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하락폭을 더 크게 잡아 9월 말 1100원으로 내린 뒤 연말엔 107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4분기에 평균 1142원 수준으로 하락하고 내년엔 평균 1110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소는 원화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데다 경상수지 흑자 및 달러 약세기조 등으로 원 · 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도 본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원 · 달러 환율이 적정환율(1070~1110원) 쪽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단기적으론 외환당국이 1160원 수준에서 미세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당분간 현재 수준의 환율을 유지시키면서 향후 흐름을 지켜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