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北 후견인 자처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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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일정으로 중국 톈진에서 지난 13일 시작된 하계 다보스포럼.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양시위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이 참가한 '북한의 권력 승계 후 위험은 없는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이번 포럼에서 열렸다. 소규모 행사로 개최됐지만 경제나 환경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 행사를 진행해오던 다보스포럼의 관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주제임이 틀림없다.
포럼 관계자는 14일 "민감한 사안이라 토론 주제로 정하면서도 중국 쪽에서는 참석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봤는데 선뜻 받아들여 놀랐다"고 말했다. 회의가 열리기 전 비공개로 공지됐었던 게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만 토론 내용이 보도된 것도 이상했다. 신화통신이 보도한 "권력 승계에 따른 위험 가능성은 없다"는 내용은 토론 참석자들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신화통신은 중국의 관변단체인 국제문제연구소의 양 선임연구원 말만을 인용해 전달했을 뿐이다.
중국정부가 뭔가 하고 싶은 말을 이 토론회를 통해 전달하려고 작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화통신은 양 선임연구원 말을 빌려 "북한 정부는 충만한 자신감에 차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여러 가지 상상력을 동원해 거론하는 위험 가능성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도 했다. 권력이 승계되더라도 북한은 지금과 같은 안정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국이 신화통신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중국정부는 왜 이런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던졌을까. 한 중국 전문가는 "권력 승계 과정에서 북한 내부가 불안해질 것이란 가정 아래 북한을 자극하거나 흔들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동북아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원인은 따지려고 하지 않은 채 한국에 '절제'부터 주문했던 중국의 태도를 되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조짐이다. 중국이 북한의 후견인 역할에 충실하고,경제 협력체제까지 공고해진다면 한국은 남북문제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조주현 특파원 톈진(중국) forest@hankyung.com
포럼 관계자는 14일 "민감한 사안이라 토론 주제로 정하면서도 중국 쪽에서는 참석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봤는데 선뜻 받아들여 놀랐다"고 말했다. 회의가 열리기 전 비공개로 공지됐었던 게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만 토론 내용이 보도된 것도 이상했다. 신화통신이 보도한 "권력 승계에 따른 위험 가능성은 없다"는 내용은 토론 참석자들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신화통신은 중국의 관변단체인 국제문제연구소의 양 선임연구원 말만을 인용해 전달했을 뿐이다.
중국정부가 뭔가 하고 싶은 말을 이 토론회를 통해 전달하려고 작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화통신은 양 선임연구원 말을 빌려 "북한 정부는 충만한 자신감에 차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여러 가지 상상력을 동원해 거론하는 위험 가능성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도 했다. 권력이 승계되더라도 북한은 지금과 같은 안정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중국이 신화통신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중국정부는 왜 이런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던졌을까. 한 중국 전문가는 "권력 승계 과정에서 북한 내부가 불안해질 것이란 가정 아래 북한을 자극하거나 흔들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동북아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원인은 따지려고 하지 않은 채 한국에 '절제'부터 주문했던 중국의 태도를 되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조짐이다. 중국이 북한의 후견인 역할에 충실하고,경제 협력체제까지 공고해진다면 한국은 남북문제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조주현 특파원 톈진(중국)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