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코스피지수가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코스피지수는 15일 장중 등락을 거듭했으나 결국 8.63포인트(0.48%) 오른 1823.88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외국인과 투신권의 힘겨루기 구도로 전개됐다.주식형 펀드 환매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투신은 2062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으나,외국인은 444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외국인은 최근 4일 간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거머쥐는 모습이다.

밤 사이 미국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다우지수는 9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가 기대에 못 미쳤고,8월 산업생산도 전월대비 감소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 매입을 개시했다는 소식과 기업 인수·합병(M&A) 재료 등에 힘입어 0.44% 오른 10572.73에 마감했다.다우지수가 지난 14일 하락한지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로 재부상함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 역시 철저하게 외국인의 움직임에 좌우될 전망이다.코스피지수가 추가로 더 오를수 있을지,어떤 종목들이 두각을 나타낼지 여부가 외국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일단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이견이 없다.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는 미국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더블딥’(짧은 경기 회복 후 재침체) 수준으로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 이라며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던 미국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지수가 이달 들어 빠르게 반등하고 있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정부가 14일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강력한 시장개입에 나선 것 역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이 엔화 강세 흐름을 돌려놓기엔 역부족일 것” 이라며 “결국 미국과 일본이 자국의 경기 회복과 환율 방어를 위해 경쟁적으로 통화 팽창에 나설 것이란 점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호재”라고 진단했다.두 나라가 추가로 풀어낼 유동성 효과와 달러 약세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자산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외국인의 최근 주식 순매수 행태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외국인은 아시아 증시에 대해 일괄적으로 매수했으나 최근에는 국가별로 선별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한국과 대만증시에선 순매도하고,인도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는 순매수했다.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는 큰 폭의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대만에선 소폭 매수에 그치고 있다.송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이런 매매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비중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향후 IT산업 업황이 불투명하다는 판단하에 IT 비중이 높은 대만증시에선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고,국내 증시에서도 운수장비·화학·철강 등에 매수세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우리투자증권은 외국인의 이같은 행보를 감안해 당분간 IT업종 보다는 자동차·기계·철강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16일자 일일보고서를 통해 포스코와 한국가스공사를 대형주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했다.포스코는 최소 10월 말까지 중국 철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한국가스공사는 요금 인상과 연료비 연동제 정상화로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또 코스닥 포트폴리오에 유진테크를 추가했다.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메모리 공정 전환 경쟁 수혜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