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日 아오키가 주목받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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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는 '천하의 부엌'으로 불린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과 식재료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사카가 음식만으로 이름난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중소기업 2개도 이곳에 있다. 곤고구미(金剛組)와 아오키(靑木)다. 중심부에 있는 곤고구미는 백제인 유중광이 설립한 업체로 창업한 지 1400년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업체다.
아오키는 종업원이 35명으로 곤고구미의 3분의 1수준이다. 업력도 40여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일본 유수 언론의 취재가 끊이지 않는다. 왜일까. 미항공우주국(NASA)과 보잉에 납품할 정도로 뛰어난 금속가공기술 때문만이 아니다. 아오키 사장이 40여년 동안 현장에서 땀흘리며 혼이 담긴 제품을 만드는 '모노즈쿠리'의 간판기업인이기 때문만도 아니다.
핵심은 인근 10여개 중소업체와 공동으로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 · 전기 · 전자 · 금속 · 제어 분야 업체 및 인근 대학들과 손잡고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해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일본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클러스터 활동이다. 클러스터는 기업과 대학 · 연구소 · 지원기관이 한 곳에 모여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혼자 해결하기 힘든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퓨전이 대세인 현대에 딱들어 맞는 운동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클러스터 활동이 활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들이 인근 대학이나 연구소와 손잡고 첨단 융합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클러스터에 가입해 활동하는 기업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구로디지털밸리 남동 반월 시화 등 수도권 산업단지는 물론이고 창원 광주 대불 등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활동은 단지 해당 업체와 대학 차원의 결실로만 머무는 게 아니다. 기술융합을 통해 부품 · 소재를 개발하면 파급효과가 지대하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 문제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따라 다니는 과제다. 하지만 개별 중소업체의 기술력만으로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엔 어려움이 많다. 여기엔 클러스터 활동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때마침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의 자금 지원은 클러스터 활동을 촉진시키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기술개발에 성공한 뒤 일정 부분만 갚으면 되는 파격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클러스터이론을 정립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클러스터는 공동입지에서 오는 이익을 누릴 수 있어 공급사슬비용을 줄이고 전문인력 고용과 혁신지식 확산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이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노쇠한 자동차산업 때문이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싱싱하고 막강한 클러스터 덕분이다.
이제 국제무대에서의 경쟁은 개별 기업 간의 싸움을 뛰어넘어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의 싸움이다. 프랑스의 사이언스 파크인 소피아 앙티폴리스,독일의 수많은 클러스터들과 우수 클러스터를 지원하기 위한 톱클러스터 경연대회,일본의 지적클러스터창성(創成)사업 등은 모두 클러스터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프로젝트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클러스터 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한국 중소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아오키는 종업원이 35명으로 곤고구미의 3분의 1수준이다. 업력도 40여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일본 유수 언론의 취재가 끊이지 않는다. 왜일까. 미항공우주국(NASA)과 보잉에 납품할 정도로 뛰어난 금속가공기술 때문만이 아니다. 아오키 사장이 40여년 동안 현장에서 땀흘리며 혼이 담긴 제품을 만드는 '모노즈쿠리'의 간판기업인이기 때문만도 아니다.
핵심은 인근 10여개 중소업체와 공동으로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 · 전기 · 전자 · 금속 · 제어 분야 업체 및 인근 대학들과 손잡고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해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일본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클러스터 활동이다. 클러스터는 기업과 대학 · 연구소 · 지원기관이 한 곳에 모여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혼자 해결하기 힘든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퓨전이 대세인 현대에 딱들어 맞는 운동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클러스터 활동이 활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들이 인근 대학이나 연구소와 손잡고 첨단 융합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클러스터에 가입해 활동하는 기업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구로디지털밸리 남동 반월 시화 등 수도권 산업단지는 물론이고 창원 광주 대불 등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활동은 단지 해당 업체와 대학 차원의 결실로만 머무는 게 아니다. 기술융합을 통해 부품 · 소재를 개발하면 파급효과가 지대하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 문제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따라 다니는 과제다. 하지만 개별 중소업체의 기술력만으로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엔 어려움이 많다. 여기엔 클러스터 활동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때마침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의 자금 지원은 클러스터 활동을 촉진시키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기술개발에 성공한 뒤 일정 부분만 갚으면 되는 파격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클러스터이론을 정립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클러스터는 공동입지에서 오는 이익을 누릴 수 있어 공급사슬비용을 줄이고 전문인력 고용과 혁신지식 확산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이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노쇠한 자동차산업 때문이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싱싱하고 막강한 클러스터 덕분이다.
이제 국제무대에서의 경쟁은 개별 기업 간의 싸움을 뛰어넘어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의 싸움이다. 프랑스의 사이언스 파크인 소피아 앙티폴리스,독일의 수많은 클러스터들과 우수 클러스터를 지원하기 위한 톱클러스터 경연대회,일본의 지적클러스터창성(創成)사업 등은 모두 클러스터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프로젝트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클러스터 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한국 중소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