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의료관광' 구호만으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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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국인력 우대 등 개방책…투자 규제 풀어야 경쟁력 확보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관광현장에서는 한국에서는 딱히 볼만한 게 없고 입맛에 맞는 식당마저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서비스산업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지만 제조업과는 달리 국제경쟁력 달성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부처들은 부처이기주의와 사회갈등 구조에 편승해 정책조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웃 중국은 제조업에서 우리 산업화 시대에 못지않은 빠른 성장을 보이는가 하면 이제는 그 역량을 관광,의료,교육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 발전으로 돌리고 있다. 이미 중국은 세계인들이 가장 가고 싶은 나라 5위에 올라 있고 곧 3위에 올라서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자연자원을 이용하는 단순관광에서 벗어나 의료관광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정부와 민간 사업가들이 전례 없이 관련 법을 뜯어 고쳐가면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빠르게 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중국 베이징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엔조유 경제개발지역의 민간병원을 다녀왔다. 이곳에는 중국의 개인사업가가 외국인,중국내 고소득층 등을 유치할 목적으로 2조원을 투자해 3000병상의 호사스러운 병원과 1만5000실 규모의 요양원을 같이 지어놓았다. 이곳에서는 중국이 부족한 의료 인력과 국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의료진들이 들어와서 내 ·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진료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런 글로벌 병원을 허락한 중국 당국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될 약 1000명의 외국인 의료진에게는 병원당국이 명단을 올리면 즉시 중국 의사면허를 내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이 단순제조업 국가를 벗어나 병원사업처럼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효과가 좋은 서비스산업에서도 국제화를 위한 과감한 개방전략을 채택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차세대 먹을거리를 위해 우수한 인력이 몰려있는 의료서비스산업이 기여해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해왔다,그러나 이해 당사자들이나 정책부서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갈등과 공리공론에 시간을 보내오기만 했다. 그 결과 의료서비스를 산업화하는 데에는 주변 경쟁국들에 비해 이렇다하게 내놓을 만한 실적이 없다. 즉 의료산업을 국제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자본과 기술이 투입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국민이 내는 보험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국민건강보험제도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성장하기 힘든데도 정책당국자들은 국제수준의 의료시설이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본조달 등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마련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컨설팅,법률 등 여러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주위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정책전환과 과단성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 ·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이들 분야에 기술이나 자본을 투자할 수 있게 하고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게 고삐를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외국으로 우리나라 고객마저도 빠져나가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더욱이 2019년부터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고령화가 가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 성장은커녕 일본처럼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빠질 가능성마저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호 < 성균관대 의대 교수 / 분자치료연구센터 소장 >
중국은 자연자원을 이용하는 단순관광에서 벗어나 의료관광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정부와 민간 사업가들이 전례 없이 관련 법을 뜯어 고쳐가면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빠르게 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중국 베이징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엔조유 경제개발지역의 민간병원을 다녀왔다. 이곳에는 중국의 개인사업가가 외국인,중국내 고소득층 등을 유치할 목적으로 2조원을 투자해 3000병상의 호사스러운 병원과 1만5000실 규모의 요양원을 같이 지어놓았다. 이곳에서는 중국이 부족한 의료 인력과 국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의료진들이 들어와서 내 ·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진료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런 글로벌 병원을 허락한 중국 당국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될 약 1000명의 외국인 의료진에게는 병원당국이 명단을 올리면 즉시 중국 의사면허를 내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이 단순제조업 국가를 벗어나 병원사업처럼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효과가 좋은 서비스산업에서도 국제화를 위한 과감한 개방전략을 채택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차세대 먹을거리를 위해 우수한 인력이 몰려있는 의료서비스산업이 기여해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해왔다,그러나 이해 당사자들이나 정책부서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하기보다는 갈등과 공리공론에 시간을 보내오기만 했다. 그 결과 의료서비스를 산업화하는 데에는 주변 경쟁국들에 비해 이렇다하게 내놓을 만한 실적이 없다. 즉 의료산업을 국제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자본과 기술이 투입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국민이 내는 보험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국민건강보험제도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성장하기 힘든데도 정책당국자들은 국제수준의 의료시설이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본조달 등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마련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컨설팅,법률 등 여러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주위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정책전환과 과단성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 ·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이들 분야에 기술이나 자본을 투자할 수 있게 하고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게 고삐를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외국으로 우리나라 고객마저도 빠져나가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더욱이 2019년부터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고령화가 가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 성장은커녕 일본처럼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빠질 가능성마저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호 < 성균관대 의대 교수 / 분자치료연구센터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