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삼성 임직원몰 운영…보폭 넓히는 이부진 전무
호텔신라가 20일부터 삼성그룹 임직원 전용 쇼핑몰(www.scfmall.co.kr)을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 임직원 쇼핑몰은 2007년 삼성물산이 유통사업을 매각하면서 애경에 위탁했던 것으로,계약기간이 끝나 다시 삼성으로 넘어오게 됐다.

삼성 주변에선 임직원 복지와 관련된 쇼핑몰 사업을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경영전략 담당 전무(40 · 사진)에게 맡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무는 카페 체인 '아티제'를 직접 챙기는 등 유통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신라는 이 쇼핑몰을 신세계백화점과 제휴해 운영한다.

삼성물산은 2007년 유통사업을 정리하면서 분당삼성플라자와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www.samsungmall.com)을 애경에 매각했다. 당시 삼성 임직원 쇼핑몰도 애경이 위탁경영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후 삼성플라자는 AK플라자로,삼성몰은 AK몰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하지만 삼성은 임직원의 복지와 관련된 쇼핑몰은 직접 경영해야 한다고 판단,위탁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호텔신라는 연간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인터넷면세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면세점 노하우만으로는 임직원 20여만명이 이용하는 쇼핑몰을 운영할 수 없다고 보고 신세계백화점과 제휴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상품 소싱과 배송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인터넷몰에서는 80만 종류의 상품이 판매된다.

회사 관계자는 "신세계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고품격 쇼핑몰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임직원몰은 삼성 임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일반인도 각종 인맥을 통해 이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일반 쇼핑몰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 전무는 면세점 사업과 에버랜드,유통 등으로 보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이 전무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호텔신라)을 성공시킨 데 이어 이곳에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유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에서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이 전무는 지난 3월 매출을 10년 내 8조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내놓고 조직 분위기를 바꿔가기 시작했다.

푸드컬쳐사업부(급식,음식료유통 등)와 리조트사업부(테마파크,골프장) 등으로 조직을 정비해 올 상반기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이 전무는 또 에버랜드의 리조트 사업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 전무는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인재 개발과 사업체질 개선 등 혁신업무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준/김현예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