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천 구월동 재래시장 빈 점포 뭘하면 좋을지…

인천광역시 구월동의 재래시장 내 상가건물의 2층 빈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김영수(54)입니다. 297㎡(90평) 규모로 방은 5개입니다.

1년 전 처남이 큰 돈을 들여 참치전문점을 개업했지만,영업이 부진하자 3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9개월째 비어 있습니다. 내부 시설은 깨끗합니다. 몸만 들어와서 장사해도 될 정도입니다.

현재 이 점포를 보증금 5000만원,월세 250만원의 조건으로 임대를 내놓아도 들어와서 영업할 사람이 없습니다. 점포 임대가 여의치 않아 적합한 업종이 있다면 저와 아내가 지금의 시설을 활용해 직접 창업해 보려고 합니다. 이 지역에는 가족끼리 외식을 할 수 있는 매장이 부족합니다. 닭 한마리 전문점이나 해물탕집을 여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할 때 선뜻 잡히는 업종은 없습니다. 자영업 경험은 부족하지만 매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세요.


A) 샤브샤브 칼국수·저가형 장어구이 전문점 무난

홀서 굽는 모습 보이면 더 좋아
가격부담 덜한 아이템으로
점심 메뉴로는 생선구이 '최적'



의뢰인의 점포는 구월동 재래시장의 2층에 있습니다. 가시성은 떨어지지만,지역 내 소매기능의 중심축인 남동구 재래시장 중에서 가장 활성화된 시장입니다. 현대힐스테이트 및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에 9000채가 입주해 3~4년 전보다 인구가 크게 늘어났고,재래시장 환경개선 사업으로 매출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업종도 다양하고 상권 규모 또한 메인 통로를 포함한 이면도로까지 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낮에는 가족 단위의 유동인구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큰 차이가 없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활성화돼 있는 먹을거리 상권으로는 '만수 3지구'를 꼽습니다. 신한은행 주변의 큰 길가로 형성된 패션타운과 국민은행 뒤편의 먹을거리 상권으로 양분돼 있습니다. 먹을거리 상권에는 일반음식점과 식사 후 간단하게 동료들과 어울려 한 잔 할 수 있는 주점,노래방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만수동 중심에 위치한 하이웨이 주유소 주변은 만수1동 복개천을 따라 대형 음식점들이 계속 진입하고 있으며,이런 대형 업소들은 각자의 특색을 가지고 손님을 끌고 있습니다.

의뢰인의 점포는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참치전문점으로 장사가 잘되는 대박집 사장을 꿈꿨지만,3개월 만에 폐업해 투자비용을 고스란히 날려 경제적인 어려움이 누구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자신감을 상실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시설이나 상권이 그리 나쁘지도 않은데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객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한동안 외식업계 창업 아이템으로 돌풍을 몰고 왔던 참치전문점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개점 초기에 신중히 고려했어야 했습니다. 지역적인 소비수준이 높지 않다는 판단도 간과했습니다.

지역 전체적인 수준을 감안해 푸짐하면서도 가격부담이 덜한 아이템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최근 음식 재료값이 상승해 원가관리에 문제가 있지만,성수기라는 점과 환기가 안되는 현재의 시설을 고려한다면 샤브샤브 칼국수 전문점이나 저가형 장어구이 전문점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배후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신개념 장어구이 전문점을 지향한다면 메뉴 구성이나 맛,반찬 세팅,매장분위기 연출에 이르는 모든 노력에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일반화된 장어구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은 가격에 민감하고 차별화된 맛과 선택적으로 골라먹을 수 있는 메뉴구성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기본 장어구이는 다소 가격부담을 줄이고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추가메뉴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 손님들은 시각적 효과에 민감하기 때문에 역동적인 분위기 연출이 필요합니다. 주인이 직접 요리도 하고 서빙도 하는 '1인 다역'의 매장은 고객도 함께 어울릴 수 있습니다. 주방 내부에서 등을 지고 장어를 굽는 방식이 아니라 홀에서 전면으로 장어를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매장 밖에서 숯불을 이용한 구이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생선구이기에서 초벌을 하고 주문이 들어올 때 고열 로스터에서 역동적으로 굽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면 흥미와 식감이 동시에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점심 메뉴로는 생선구이가 최적의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이기도 있고 매장 분위기와도 어울리기 때문에 5000원대 이하의 가격으로 고등어와 갈치,삼치 등을 개별 판매하거나 모듬으로 판매하면 매출을 추가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변에 생선구이를 취급하는 경쟁점이 있기는 하지만,양념을 곁들인 차별화된 생선구이를 몇 개 정도 추가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 =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