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 교체 소식에 장중 급반등하고 있다. 올 3분기 실적부진 우려에 하락세로 장을 시작한 LG전자는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LG전자 전략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이 오너가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LG전자, CEO 교체에 장중 10만원 회복

17일 오후 1시6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4100원(4.19%) 오른 1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9만6100원(-1.83%)까지 밀렸던 주가가 사령탑 교체 소식에 급반전했다. LG전자의 주가가 장중 10만원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LG그룹은 이날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내달 1일자로 LG전자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부진한 경영상황에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한 남용 부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사회가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의 인사원칙을 반영하고, 하루 빨리 새로운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기 위해 남 부회장의 용퇴의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새로 LG전자를 진두지휘하게 될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LG필립스LCD 대표이사를 지냈다. 구 부회장은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절차를 밟게될 예정이다.

◆증권가, 긍정적 분석…"변화의 시작"

전문가들은 이번 교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CEO 교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린 만큼 LG전자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너체계의 장점은 단기적으로 집중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전문경영인은 단기적인 실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결정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적자가 확대되고 있고, 전사적으로 적자전환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적절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LG전자가 3분기에 13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CEO 교체 이후의 후속조치도 주목해야 할 투자포인트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남 부회장의 교체 이유는 휴대폰 부분이었던 만큼, 휴대폰 부분의 후속조치가 중요하다"며 "경쟁력 약화에 책임있는 쪽을 도려내야 한다"고 전했다.

LG전자의 투자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시간이 좀 필요하기 때문에 휴대폰 부분의 실적회복을 확안하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LG전자가 4분기에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출시한 이후, 휴대폰 부분의 실적회복이 가시화되는 시점을 기다리라는 것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