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과 구직자 여러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내달 4일 한국경제TV를 통해 선보일 국내 최초의 신문 · TV 크로스오버 시트콤 '김과장&이대리' 출연진이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에게 추석 인사를 했다. 지난 16일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인터뷰에 나선 박철,안상태,송기윤,황보,성웅의 표정은 민족 최대의 명절,추석 분위기만큼 즐거웠다. 이들에게 올 추석 계획과 기억에 남는 추억에 대해 물었다.

라디오 DJ로 활동해 온 박철(42)은 추석 당일 경기방송(99.9㎒)에서 교통현황을 알려주는 생방송에 나선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는 대개 추석 연휴에도 촬영을 하고, 추석을 겨냥해 만든 영화에 출연한 배우는 명절 전후에 홍보활동에 나서야 하잖아요. 남들 쉴 때 못 쉬는 분들이 많은데 연예인 상당수가 그래요. 라디오 교통방송도 생방송을 해야죠."


'김과장' 박철
신인때 드라마 찍으며 맞은 추석 기억 남아…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웃으며 보냈으면



박철은 신인 때 '우리들의 천국'에 출연하며 맞은 추석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1990년부터 5년간 방영된 이 드라마는 대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청춘물로 박철 외에도 한석규,최진실,장동건,전도연,최진영,홍학표 등이 출연했다.

"이모 역할인 권은아 선배가 촬영장에 송편을 가져왔어요. 선우용녀 선생님도 직접 송편을 만들어 오셨죠.당시에도 탤런트들은 명절이면 드라마 촬영하랴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기 차랴 바빴거든요. 근데 송편을 보니까 진짜 엄마와 이모가 정성껏 차려주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그는 "딸 준이를 데리고 친척들과 함께 벌초도 하고 차례도 지내고 싶은데 명절 때마다 매번 죄송스럽다"며 "저처럼 이혼한 분들,몸이 아픈 분들,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도 '예전 추석은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비관적인 생각은 버리고 이번 추석을 가족들과 함께 웃으며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리'역할로 시트콤에 처음 도전하는 개그맨 안상태(32)는 종갓집 장손이다. 2005년 결혼한 그는 부인,5살난 아들과 함께 충남 아산에 사는 부모님을 찾아뵐 예정이다. 한동안 친척들이 안 모이던 시기도 있었지만 작년에는 1박2일 동안 온 친지들이 모여 추석을 보냈다고.그는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 둘러앉아 명절 음식을 먹는 게 제일 신난다고 했다.

"일년에 제사와 차례가 14번인데 아내한테 늘 고맙죠.작년에는 저처럼 약주를 잘 못하시는 아버지도 얼굴이 내내 빨개지신 채 고스톱도 치시고 즐거워하시더라고요. "

그는 경인방송에서 라디오 DJ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안어벙,안상순,안 기자 등)를 변형한 1인 코믹극 '상태 좋아'(서울 은평 씨너스극장)에도 출연 중이다. 정신과 의사에서 환자,트랜스젠더,외판원 등 1인6역을 맡고 있는 그는 "명절에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훌훌 털고 원없이 가족들을 웃겨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영업부 홍일점' 황보
명절엔 가족과 여유있게 보내는 게 최고, 아직 시집가란 잔소리 없어 다행이죠



영업부 홍일점 역할의 황보(30)는 당초 추석에 예정됐던 화보 촬영이 연기되면서 조부모 산소를 찾을 계획이다. 명절에는 가능하면 일을 하지 않고 가족과 보내왔다는 황보는 "재작년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할머니랑 같이 전을 부치던 기억이 난다"며 "명절에는 음식도 하면서 느리고 여유있게 지내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결혼하라는 가족 · 친지들의 잔소리는 없을까. 그는 "두 살 터울인 오빠도 아직 미혼이라 시집가라는 말은 다들 안하신다"며 웃었다.

중견 배우 송기윤(47)은 "재미있는 시트콤으로 인사드릴 테니 모두 즐거운 추석 보내시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얼굴을 알린 후 '김과장 & 이대리'에서 신입사원 역을 맡은 탤런트 성웅(30)은 "모든 분들이 평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왔듯이 이번 추석도 스스로 보람찬 명절을 만드시길 기원한다"며 웃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