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0조원 넘게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채권형펀드로는 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률이 오히려 주식형 펀드를 웃돌고 있는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 채권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올 유형별 수익률 1위

17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펀드는 연초 이후 9.83%의 고수익을 올렸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 1.70%의 6배에 육박하는 성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6.98%)와 채권형펀드(5.84%)도 앞질렀다. 1년 수익률 역시 17.06%로 국내 주식형(10.11%) 등 다른 유형의 펀드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채권형펀드를 앞서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AB글로벌고수익A'펀드가 올 들어 11.70%의 수익을 올려 가장 성적이 좋다. '푸르덴셜아시아달러1B'(9.85%)가 뒤를 이었으며 '하이이머징마켓본드1C-B'(9.72%),'푸르덴셜스트래티직인컴10'(9.59%),'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A'(9.33%)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돋보이는 수익률 덕분에 자금유입도 두드러져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최근 3개월 동안 494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조31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순유입 규모만 9796억원에 달한다.


◆금리인상 여부 감안해야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형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더블딥(짧은 경기 상승 후 재침체)과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여전하다는 까닭에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기방향이 확실한 회복이나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은 주식에 비해 안전한 채권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각국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수익률이 좋았지만 채권형펀드 자체가 주식형에 비해 안정적인 상품이라 현 수준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여부를 감안해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