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하반기 들어서 '우상향' 곡선을 계속 그리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는 한국증시의 불 마켓(Bull Market, 대세상승장) 진입을 너도나도 예고하고 나섰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도 시장주변에 가득하다. 기업들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달까지 6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1200원 위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원화강세)로 방향을 틀어 달러를 유입시키고 있다. 경쟁관계인 일본 엔화의 초강세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을 극대화시켜주고 있다. G2(미국, 중국) 경기부양책, 주요국의 경기선행지표 반등 기대도 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 4분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의심을 접고, 무엇을 사야할 지 여부에 대해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만도 등을 우선 사야한다고 일제히 권했다.

<한경닷컴>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국내 주요 2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4분기 유망업종과 회피업종'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자동차>화학·정유>철강업종' 순으로 투자하기 유망한 곳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자동차업종은 25표 중 76%에 해당하는 19표(복수추천)를 독차지했고, 관련부품주들까지 합하면 28표에 달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자동차 관련주를 사야하는 이유로 △엔고 수혜 △미국시장내 점유율 확대 △신흥시장 시장점유율 확대 △국제회계기준(IFRS) 수혜 기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양호한 글로벌 수요 등을 꼽았다.

<현대·기아차 주요 시장 점유율 추이>
[추석특집 투자 올 가이드⑤]연말에 돈 벌려면 車 담아야…애널 80%가 '굿'
이들은 자동차업종에 대해 "국내 공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안정된 조업과 양호한 환율여건으로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는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신차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 출시됐거나 출시될 신차 경쟁력을 비교해 볼 때 연비와 성능 등에서 현대차 제품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주요 경쟁상대인 일본업체들의 볼륨 차종들은 이미 4~5년 지난 모델이라 현대차의 판매 증가세가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경쟁국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률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국내 업체들에 매우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도요타 등 일본 주요 업체들의 글로벌 가동률은 엔화강세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해진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북미, 일본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까지 엔화절상 추세가 진전되고, 미국에서의 판매 인센티브 등 마케팅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전반적인 영업실적 회복에 큰 장애요인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엔화의 절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더라도 일본 업체들의 가동률과 영업실적 회복은 이전 전망보다 더 요원해 질 수 있다는 게 대우증권의 예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제신용등급 상향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수준을 지금보다 더 높여 주가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현대·기아차의 주요 신용등급은 최근 포드와 함께 글로벌 주요 업체들 중 대표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할 경우 현대차는 투자적격 이상 등급에서 한 단계 더 높아지고, 기아차는 투자부적격 등급에서 투자적격 등급으로 바뀌게 된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전후의 유동성 리스크 확대 상황에서 악성재고 해소와 '단기차입금 축소→현금흐름 개선→국내 차입금 상환'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연결 기준 순부채를 대폭 줄였다. 연결기준 순부채는 2008년말 1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말 7조1000억원, 올 상반기말 4조8000억원으로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글로벌 소매판매의 뚜렷한 호조세, 미국 등 주요시장 점유율 확대, 우호적인 환율여건 등 호재가 겹겹이 쌓여있는 자동차 관련주를 사둬야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완성차는 물론 부품업체들의 영업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충분히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대표주들에 대한 주식비중을 확대해 둘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