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증설ㆍ수입價 급락, 후판 '서바이벌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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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능력 올 500만t 증가
중국산 t당 최대 50달러 하락
중국산 t당 최대 50달러 하락
후판(선박용 강재)을 생산하는 국내 철강업체들 간에 '서바이벌 게임'이 전개될 조짐이다. 올 4분기부터 중국,일본 등에서 들여오는 후판 수입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후판 유통 가격도 덩달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 가격이 이처럼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후판 설비 증설에 나서왔다. 공급 과잉과 가격 약세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대폭 떨어진 후판 수입가격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바오스틸 등 중국 주요 철강사들과 올 4분기 후판 수입가격 협상을 마쳤다. 기존 t당 680~700달러에서 7~8% 정도 떨어진 630~650달러 수준에서 후판을 들여오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부터 오르던 후판 수입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근 1년 만이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다른 대형 조선업체들도 이 같은 수준에서 후판 도입가격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로부터 수입하는 후판 가격도 연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제 후판 가격 시황을 반영하면 일본 측도 더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조선업체들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후판은 각각 연간 200만t 규모로 총 400만t에 이른다. 국내 조선용 후판 연간 수요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중국 및 일본산 후판 가격이 하락한 것은 4분기부터 국제 철광석,유연탄 등 철강 원료 공급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후판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유지하면서 후판 수요 자체가 줄어든 이유도 있다. 후판 수입가격 하락으로 대형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비용은 약 2~3%가량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업계 후판 전쟁 온다
조선업계와 달리 국내 철강업체들에 후판 수입가격 하락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내수시장 유통가격 인하로 이어질 공산이 커서다. 특히 후판 가격이 중 · 장기적으로 약보합 또는 안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최근 잇달아 진행된 국내 철강업체들의 후판 생산설비 증설이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부터 연간 200만t 규모의 광양 후판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후판 생산 능력은 연간 500만t에서 700만t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세계 최대 규모다. 현대제철도 이미 올해 처음으로 후판 생산에 들어가 연간 150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지난 5월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 후판공장을 새로 가동하기 시작한 동국제강의 후판 생산량 역시 기존 290만t에서 총 440만t체제로 늘어났다. 2008년 775만t 규모였던 국내 연간 후판 생산규모는 2011년 1200만~13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국내 후판 수요는 약 1000만t으로 지난해보다 5% 정도 감소한 규모다. 결국 수입가격 하락과 함께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국내 후판시장이 이제 공급 과잉 체제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철강업체들은 후판 공급과잉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벌써부터 해외 수출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 등 새로운 수요처를 개척해 현재 20~30%가량인 후판 수출 비중을 50%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베트남 조선업체인 비나신에 연간 10만t의 후판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신규 거래처 확보에 나섰다. 동국제강도 추가 수요처 확보를 검토 중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대폭 떨어진 후판 수입가격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바오스틸 등 중국 주요 철강사들과 올 4분기 후판 수입가격 협상을 마쳤다. 기존 t당 680~700달러에서 7~8% 정도 떨어진 630~650달러 수준에서 후판을 들여오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부터 오르던 후판 수입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근 1년 만이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다른 대형 조선업체들도 이 같은 수준에서 후판 도입가격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일본제철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로부터 수입하는 후판 가격도 연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제 후판 가격 시황을 반영하면 일본 측도 더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조선업체들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후판은 각각 연간 200만t 규모로 총 400만t에 이른다. 국내 조선용 후판 연간 수요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중국 및 일본산 후판 가격이 하락한 것은 4분기부터 국제 철광석,유연탄 등 철강 원료 공급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후판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유지하면서 후판 수요 자체가 줄어든 이유도 있다. 후판 수입가격 하락으로 대형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비용은 약 2~3%가량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업계 후판 전쟁 온다
조선업계와 달리 국내 철강업체들에 후판 수입가격 하락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내수시장 유통가격 인하로 이어질 공산이 커서다. 특히 후판 가격이 중 · 장기적으로 약보합 또는 안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최근 잇달아 진행된 국내 철강업체들의 후판 생산설비 증설이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부터 연간 200만t 규모의 광양 후판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후판 생산 능력은 연간 500만t에서 700만t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세계 최대 규모다. 현대제철도 이미 올해 처음으로 후판 생산에 들어가 연간 150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지난 5월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 후판공장을 새로 가동하기 시작한 동국제강의 후판 생산량 역시 기존 290만t에서 총 440만t체제로 늘어났다. 2008년 775만t 규모였던 국내 연간 후판 생산규모는 2011년 1200만~13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국내 후판 수요는 약 1000만t으로 지난해보다 5% 정도 감소한 규모다. 결국 수입가격 하락과 함께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국내 후판시장이 이제 공급 과잉 체제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철강업체들은 후판 공급과잉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벌써부터 해외 수출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 등 새로운 수요처를 개척해 현재 20~30%가량인 후판 수출 비중을 50%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베트남 조선업체인 비나신에 연간 10만t의 후판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신규 거래처 확보에 나섰다. 동국제강도 추가 수요처 확보를 검토 중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