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상상상하하.'중외제약2B 우선주의 최근 7일간 움직임이다. 상한가와 하한가를 넘나드는 비정상적인 갈지자 행보는 우선주 '폭탄 돌리기'가 위험 수위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종목은 수백주에 불과하던 하루 거래량도 수만주로 급증했다. 한국거래소가 우선주에 대한 시장 감시 강화에 나서겠다며 경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유통 주식이 거의 없는 소형 우선주만 움직였던 과거와 달리 중형 우선주들이 들썩이고 있는 점이 요즘 우선주 장세의 특징이다. 지수 1800선에서 투기성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 이상 급등락을 반복했던 중소형주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거래소 우선주 시장 감시 약발 없어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외제약 이 외에도 많은 우선주가 이달 들어 상한가와 하한가를 줄타기 하는 이상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13거래일 가운데 상한가나 하한가를 다섯 차례 이상 기록한 우선주가 20개에 달한다. 서울식품우는 이달 2거래일을 제외하고 상한가 또는 하한가로 마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11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중외제약2우B는 '하상상상상하하'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하한가를 기록하더니 이후 상한가 4차례,하한가 2차례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 이후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 20개 가운데 12개가 우선주일 정도로 이상 급등 현상이 심화되자 거래소가 우선주에 대해 집중적으로 시장 감시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에 비해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우선주 이상 급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SG충남방적우SH에너지화학우 동방아그로우 등과 같이 유통 주식이 없는 소형 우선주가 문제였지만 이번엔 중형주 관련 우선주들이 판치고 있다. 서울식품우를 비롯해 울트라건설벽산건설우 대구백화점우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식품우의 거래량은 지난달 하루평균 5440주에 불과했지만 이달엔 8만1536주로 급증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보통주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 개인 투기자금에 의한 '폭탄돌리기'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며 "불공정 행위를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탄돌리기 심화되면 증시에 악재

투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우선주뿐 아니라 과거 이상 급등했던 소형주들도 들썩이는 조짐이다. 삼영홀딩스는 제4 이동통신 희비가 엇갈리면서 3일부터 7차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더니 사흘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고 이날도 최대 25% 출렁거린 끝에 2.52% 상승 마감했다. 케이에스알은 두 차례 하한가에 이어 4일 연속 상한가로 반전하며 급등세다. 분할 이후 폭등했던 조선선재와 CS홀딩스는 전날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더니 이날 7~10% 급락 돌변했다.

1800선에서 우선주와 소형주를 중심으로 '하이에나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상무는 "일부 우선주와 소형주들이 기업 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 고점 대비 낙폭이 과대하다는 착각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폭탄돌리기는 항상 주가 급락으로 연결돼 개인투자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상승장에서 과도한 '폭탄돌리기'가 조정의 신호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최근 투기 조짐을 경계하고 있다. 정 상무는 "상승장의 끝물에서 항상 우선주가 이상 흐름을 보였다"며 "시장의 질적 퇴보를 가져오는 우선주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