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스마트 워'의 소용돌이 속에 생존을 위한 비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포함해 대대적인 내부 수술에 나서는 회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최근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CEO를 전격 해임하고,마이크로소프트 사장 출신의 스티븐 엘롭을 새 CEO로 영입했다. 연이어 모바일사업부장도 교체했으며,급기야는 '노키아의 전설'로 불리는 요르마 올릴라 이사회 의장까지도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20% 급락하는 위기 상황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고강도 대응책이다.

노키아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여전히 30% 후반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비슷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수익은 급감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리서치인모션(림)의 블랙베리 등에 고가 시장을 빼앗긴 채 중저가 시장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LG전자 역시 노키아와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북미 지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에 밀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지난 2분기에는 4년 만에 휴대폰사업부가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2분기 휴대폰을 포함한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7.2%를 나타냈다. 줄곧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던 터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이 복귀한 것도 이 같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 회사는 내년에 스마트폰 판매량을 올해의 2배(500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IT 시장이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한순간 삐끗하면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가 터치스크린 휴대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글로벌 5위권 밖으로 떨어진 사례에서 보듯 급변하는 IT 시장에서의 사소한 실수 하나는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