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부터 코스피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 올해 안에 2000선은 물론 전고점(2085.45)도 넘어설 전망입니다"(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현재 기업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안에 2000을 넘기 어렵습니다."(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4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코스피 지수가 1800선에 안착했다. 올해의 마지막 분기, 코스피 지수는 어떻게 움직일까. 20일 한경닷컴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국내 증권사 26곳을 대상으로 올해 4분기 증시 전망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지수 전망치 상단을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토러스투자증권(2100)이었다. 가장 낮은 수치를 내놓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1860)으로 나타났다.

두 증권사는 수치상으로는 비교적 차이가 났지만 코스피 지수가 '상저하고' 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동의했다. 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4분기 증시 전망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의견을 들어봤다.

◆ 올해 코스피 2000 뚫을 수 있을까?

[추석특집 투자 올가이드②]4분기 코스피 2100 vs 1860…어디까지 갈까?
토러스투자증권이 제시한 2100은 의미심장한 수치다. 심리적 저항선인 2000뿐 아니라 2007년 11월 달성한 전고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중순까지 코스피 지수가 다소 주춤하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추세가 강화, 내년 2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기 여건 개선에 대해 강하게 베팅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가격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고, 기간조정과 함께 지수가 상승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뚫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기업이익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추세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전고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기업실적과 함께 어느때보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오버슈팅(과열·over-shooting)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8일 발표되는 미국 9월 고용지표와 같은달 말께 나오는 중국 9월 경기선행지수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미국 고용 회복과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저금리에 힘입은 유동성 확대가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기업의 실적이 3분기 고점을 찍고 4분기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줄어들겠지만 이는 계절성으로 인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장이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센터장은 내다봤다.

[추석특집 투자 올가이드②]4분기 코스피 2100 vs 1860…어디까지 갈까?
반면 NH투자증권은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 11월 초까지는 코스피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코스피 지수가 '상저하고'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상승폭은 다소 보수적으로 산정한 분위기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월 초까지는 기간조정이 나타난 후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 전망치 상단 1860은 기업실적 전망치에 리스크 프리미엄 9.5%를 반영한 수치로, 이를 낮추면 1960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단기간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과열이 나타나 2000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한국과 중국의 경기선행지수 반등 등 긍정적인 기대가 갖춰져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센터장은 외국인의 한국증시 매수기조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선진국 자금은 신흥국가로 유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재정건전성 등이 돋보이는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는 평가다.

◆ "美·中 모멘텀 갖춘 종목 관심…경기방어주 피해라"

4분기에는 어떤 종목을, 어떻게 사야 좋을까. 한경닷컴은 설문을 통해 추천업종 5개와 유망종목 10선을 추천받았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정유, 기계, 운송, IT, 자동차를 추천업종으로 꼽았다. 유망종목으로는 SK에너지, 두산인프라코어, 대한항공,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차, 현대모비스, 웅진에너지, 락앤락, CJ제일제당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화학, 중공업, 에너지, 철강, IT 업종을 밀었다. 추천 종목은 SK에너지, 한진해운, 국순당, 엔씨소프트, 현대미포조선, 신도리코, GS, 현대제철, 글로비스, LG생활건강을 선정했다.

두 증권사 모두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대되는 경기부양책과 중국발 경기 모멘텀(상승요인)을 겨냥해 투자 업종 및 종목을 골랐다.

두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현 시점에서는 직접투자보다는 펀드 투자를 권했다. 단기적으로 경기 우려가 완전히 걷히지 않았기 때문에 펀드수익률이 직접투자보다 높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함께 오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의 매수와 매도 적기를 맞춰 수익률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며 "연말로 갈수록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한 펀드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센터장은 현 시점에서는 펀드 투자가 유리하겠지만 개별종목 투자 역시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등 시 주도업종으로 정유, 기계, 운송이 먼저 나타나고, IT와 자동차가 따라가는 국면을 예상하고, IT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세트업체보다는 부품주가 우선 부각될 것"이라며 "장기 관점에서 지수 하락 시마다 정유, 기계, 운송을 사들인 후 IT와 자동차로 업종을 전환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4분기에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업종군은 무엇일까. 두 증권사는 경기방어주로 의견을 모았다. 토러스투자증권은 '통신서비스와 전력'이라고 답했고, NH투자증권은 전력서비스를 포함한 유틸리티 업종과 통신업, 은행을 제시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로 가격 전가가 쉽지 않은 업종은 피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개선되고 증시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방어주의 상대적인 소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