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국 어선 나포로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만주사변 발생 79주년을 맞은 18일 중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일본 규탄 시위가 잇따랐다.

베이징에선 이날 100여명의 시민이 창안제(長安街) 인근 주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댜오위다오(釣魚島 · 일본명 센카쿠 열도)의 반환과 구속된 중국 어선 선장의 석방을 요구한 시위대는 "댜오위다오에서 물러가라" "9 · 18(만주사변)을 제대로 기억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 대사관 인근을 두 시간가량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는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외쳤다.

상하이에서는 중국인 시위대가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중국 땅인 댜오위다오를 돌려달라" "구속된 선장을 즉각 석방하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일본 측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출했다. 랴오닝성 선양과 광둥성 선전시에서도 시민들이 중국 국가를 부르며 반일 시위를 벌였다. 홍콩과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등지의 화교들도 각 지역의 일본영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19일 나포어선 선장의 구금 기간을 29일까지로 열흘 더 늘렸다.

중국 네티즌과 해커들의 일본 사이트 공격도 잇따랐다. 일본 경찰청 홈페이지는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접속이 되지 않았다. 일본 측은 중국 해커들의 공격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중국이 양국 간 갈등 해역인 동중국해의 춘샤오(春曉 · 일본명 시라카바) 가스전에 탐사 장비를 반입해 중 · 일 간 갈등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일본은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단독으로 가스전을 개발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춘샤오 가스전은 중국이 주권과 관할권을 가진 곳으로,이곳에서의 활동은 명백히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