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국내 최초의 준중형급 전기차인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라세티 프리미어 양산 모델을 기반으로 GM과 공동 개발한 이 전기차는 한번 충전해 최장 160㎞를 달릴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65㎞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고속 전기차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9일 공개한 국산 1호 고속 전기차 블루온은 경차 i10을 기반으로 했으며,최장 주행 거리는 140㎞,최고 속도는 시속 130㎞다. 블루온은 공공기관 등에 실제 공급을 개시했지만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는 시험차란 점이 다르다.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 개발엔 LG화학(배터리)과 LG전자(구동장치) 등 50여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GM대우는 이 시험용 전기차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는 한편 국내 도로 여건에서 다양한 성능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 차의 배터리 용량은 31㎾h이고,구동 출력은 150㎾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2초.

일반 가정용 220V 전원을 활용할 때 8~10시간 동안 충전해야 한다. GM대우는 충전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급속 충전기를 시험 중이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팩을 트렁크 공간이 아닌 차체 하부에 설치,일반 차량처럼 트렁크에 짐을 실을 수 있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고속 전기차 개발에 성공한 것은 우리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준 최상의 결과"라며 "기술 경쟁력을 갖춘 더 많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상생 협력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GM과 LG화학은 지난해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LG화학은 연말 북미에서 출시할 GM 시보레 전기차 '볼트'에 들어갈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 GM대우는 내년 중 볼트를 국내에 들여와 시범 운영하면서 출시 시기를 저울질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