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21~23일)로 인해 사흘간 휴장에 들어간다.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해외 변수를 의식해 연휴 전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연휴 동안 미국에선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고 주택시장 관련 지표가 줄줄이 나온다. 중국도 22~24일 사흘간 휴장하지만 그 직전 '깜짝 정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원자바오 총리의 방미도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해외 변수에 따라 연중 최고치인 코스피지수가 방향을 잡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5개 증권사는 현대제철 SK에너지 대한항공 엔씨소프트 롯데쇼핑 등을 추석 이후 유망주로 중복 추천했다.

◆해외로 쏠리는 눈

우선 관심이 가는 것은 21일 열리는 미 FOMC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으나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과 추가 양적 완화 정책 시행 여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일부 경기지표의 개선으로 FOMC에서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논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택시장 지표도 잇달아 나온다. 20일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를 시작으로 21일 8월 주택 착공 건수 및 건축허가,23일 8월 기존 주택 매매,24일 8월 신규 주택 매매가 각각 발표된다. 주택 관련 지표는 지난달 말 미 증시 조정 빌미를 제공했던 데다 가장 회복세가 더뎌 8월 지표가 바닥을 다진 것으로 확인되면 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밖에 8월 경기선행지수와 내구재 주문 등도 공개된다. 박 센터장은 "알코아를 필두로 3분기 프리어닝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미 기업의 실적 전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일정상 정해진 것은 없지만 과거 연휴 전 주요 정책을 내놓은 사례가 많아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어 보인다. 원 총리는 21~23일 미국을 방문,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안화 절상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긴 했지만 경기 상황에 비춰볼 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며 "위안화 절상폭은 올 연간 전망치인 2~3%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환율전쟁이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엔화 위안화 등 주요국 환율 변화도 눈여겨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중국 관련 경기민감주 중복 추천

국내 증시는 연휴 이후에도 느릿느릿 '우보천리(牛步千里)'식 상승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요 5개 증권사는 4분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1920~1950으로 예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경제의 더블딥(일시 회복 후 재침체) 우려 해소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바닥 통과 △국내 정보기술(IT) 업종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을 상승 흐름 유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이후 유망주로는 중국 관련 수혜주를 주로 꼽았다. 현대제철은 국제 철강가격 안정과 고로 가동률 향상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SK에너지는 석유 정제마진 확대를 이유로 증권사들의 중복 추천을 받았다. 3분기 국제여객에 이어 4분기 화물 부문이 성수기에 진입할 대한항공과 신작 출시 기대감이 높은 엔씨소프트에도 추천이 이어졌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보다 아시아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 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부장은 "연말을 겨냥해 IT주 저가 매수를 고려해도 좋을 시점"이라며 LG디스플레이를 추천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