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 약사가 약품 구매 대가로 제약사로부터 받는 리베이트(금품과 향응)의 세부 기준이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리베이트를 받는 의 · 약사도 함께 처벌하는 쌍벌제 도입(11월28일)을 앞두고 '의 · 약사가 받을 수 있는 접대 한도'에 대한 합의안이 담긴 의료법 · 약사법 ·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0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입법예고안을 마련하면서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병 · 의원이나 약국이 의약품 거래대금을 1개월 이내에 결제하면 거래액의 1.5% 이하，2개월 이내는 1% 이하，3개월 이내는 0.5% 이하로 깎아주는 것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백마진'이 허용됨으로써 그동안 금지됐던 리베이트가 제한적 이나마 양성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결제할 경우 거래대금의 1%를 금융회사가 추가 할인해주는 것도 리베이트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약업체가 의사나 약사에게 하루 100만원 이내의 강연료(시간당 50만원)，연간 300만원 이하의 자문료(회당 50만원)， 연간 50만원 이하의 교육 및 연구용 물품，20만원 이하의 축의금 및 부의금，10만원 이하의 명절선물을 주는 것을 허용했다.

또 제약업체나 의료기기 업체가 의 · 약사를 대상으로 제품설명회를 열 경우 실비 수준의 교통비나 숙박비，회당 10만원 이내의 식비，5만원 이내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국내외 비영리 의약 학술단체나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학 등이 개최하는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의 · 약사에게는 교통 식비 숙박비 등록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임상시험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험용 의약품이나 적정 연구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리베이트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은 의약품의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시행하는 시판후조사(PMS)는 참여 인원별로 한 명당 5만원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복지부는 "쌍벌제 도입의 취지를 살리되 학술대회나 제품설명회 등을 통한 의료인의 의약품 정보 습득 기회와 기업의 정상적인 판촉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이같이 수수 가능한 금품과 물품의 범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정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입법예고안 협의 과정에서 학술대회 참가 등과 관련한 지나친 조항이 완화되고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발효된 제약협회의 공정거래규약은 리베이트 제공 시 해당 제품의 약가를 20% 인하하기로 규정했으나 현재는 제대로 지키는 업체만 손해보고 그렇지 않은 업체는 틈새이익을 보는 실정"이라며 "보건당국이 단속을 강화해 엄정한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리베이트·백마진

리베이트는 영업 판촉을 위해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지불대금이나 이자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주로 단골거래처와의 거래가 일정 금액을 넘었을 때 판매자가 대금 수령 후 별도로 지급한다. 백마진은 리베이트의 하나로 판매자가 일정 조건 이상의 거래를 성사시켰을 때 받아야 할 상품단가 중 일부를 사전에 깎아주기로 약정하는 것이다. 백마진은 판매자가 큰 손해를 보지 않고 해당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경향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