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연중 최고치 행진인 데 반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증시 성장축이 다양해진 데다 경기사이클상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재 소재 등이 정보기술(IT)주의 빈자리를 메우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가 3.86% 상승해 1827선까지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81만원에서 77만3000원으로 오히려 4.62% 하락했다.

지수와 상반된 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작년 말 13.26%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17일 현재 11.19%로 2.07%포인트 하락했다.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IT주 역시 올 들어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2.31%로 0.82%포인트 높아졌다. 이달 들어서만 시총 비중이 0.23%포인트 상승해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어 현대모비스가 2.36%로 0.48%포인트 상승했고 LG화학은 0.41%포인트 올라 시총 비중이 2%를 넘어섰다. 현대차 시총 비중은 작년 말 3.0%에서 3.29%로 뛰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주의 증시 비중이 2007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대신 화학 운수장비의 시총 비중이 오르면서 증시의 새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4년 30%를 웃돌던 전기전자 업종의 증시 비중은 올 들어 19.9%까지 낮아진 반면 10%에도 못 미치던 운수장비 비중이 12.3%로,화학은 11.7%로 각각 높아졌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좋아질 땐 IT주가 먼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에는 이익이 늘어나는 산업재 소재 등이 주도주 패턴을 이어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