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21세기 인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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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 투 더 퓨처 2'에 나오는 2015년은 자유 · 문명 · 창의로 가득찬 시대다. 자동차와 스케이트 보드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거리엔 3D(입체영상) 광고판이 오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옷은 몸에 딱 맞게 조절되고 젖어도 알아서 마르며,운동화(구두) 끈은 저절로 묶인다.
'에반게리온 파(破)' 속 2015년은 영 딴판이다. 거대한 운석 추락으로 인류 절반이 사라진 지구에 이번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공격해온다.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역시 '스카이넷'에 의해 파괴된 2018년 지구에서 인간 저항군은 기계군단에 몰살될 위기에 처한다.
미래 예측은 이처럼 둘로 나뉜다. 과학 발전을 전제로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낼 세계에 대한 생각은 기대와 불안으로 양분되는 셈이다. 실제 20세기 말 세계는 설렘과 걱정의 도가니였다. 각국은 밀레니엄 버그(Y2K)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도 앞다퉈 새 천년 기념물을 제작했다.
다행히 아무 탈 없이 새 천년을 맞이한 2000년 9월,유엔(UN) 새천년정상회의에 참가한 191개국은 '새 천년 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를 세웠다. 2015년까지 절대빈곤 퇴치,양성평등,유아사망률 감소,모성보건 증진,에이즈 등 질병 퇴치,지속가능한 환경 확보,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을 이룩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10년.현재 전망은 불투명하다. 주요 선진국들이 재원 조달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데다 새로운 재원 조달방안 논의도 신통치 않은 탓이다. 20~22일 유엔에서 열리는'새 천년 개발 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 등 세계 139개국 대표가 모여 이 문제를 토의하는 자리다.
'21세기 인류애의 중간 점검'을 주제로 한 이 회의에 한국에선 한승수 전 국무총리(대통령 특사)가 참석,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인 '성장을 위한 개발' 목표가 새 천년 개발목표와 상충되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모성보건 분야에 대한 기여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한다.
국격(國格) 제고를 위해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회의가 열리는 기간은 때마침 추석 연휴다. 인류애는 크고 거창한 것도,대통령 특사만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명절을 맞아 친지는 물론 힘든 이웃에게 작은 손길이라도 내밀어 볼 일이다. 미래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바로 그같은 노력에 좌우될테니까.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에반게리온 파(破)' 속 2015년은 영 딴판이다. 거대한 운석 추락으로 인류 절반이 사라진 지구에 이번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공격해온다.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역시 '스카이넷'에 의해 파괴된 2018년 지구에서 인간 저항군은 기계군단에 몰살될 위기에 처한다.
미래 예측은 이처럼 둘로 나뉜다. 과학 발전을 전제로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낼 세계에 대한 생각은 기대와 불안으로 양분되는 셈이다. 실제 20세기 말 세계는 설렘과 걱정의 도가니였다. 각국은 밀레니엄 버그(Y2K)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도 앞다퉈 새 천년 기념물을 제작했다.
다행히 아무 탈 없이 새 천년을 맞이한 2000년 9월,유엔(UN) 새천년정상회의에 참가한 191개국은 '새 천년 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를 세웠다. 2015년까지 절대빈곤 퇴치,양성평등,유아사망률 감소,모성보건 증진,에이즈 등 질병 퇴치,지속가능한 환경 확보,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을 이룩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10년.현재 전망은 불투명하다. 주요 선진국들이 재원 조달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데다 새로운 재원 조달방안 논의도 신통치 않은 탓이다. 20~22일 유엔에서 열리는'새 천년 개발 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 등 세계 139개국 대표가 모여 이 문제를 토의하는 자리다.
'21세기 인류애의 중간 점검'을 주제로 한 이 회의에 한국에선 한승수 전 국무총리(대통령 특사)가 참석,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인 '성장을 위한 개발' 목표가 새 천년 개발목표와 상충되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모성보건 분야에 대한 기여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한다.
국격(國格) 제고를 위해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회의가 열리는 기간은 때마침 추석 연휴다. 인류애는 크고 거창한 것도,대통령 특사만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명절을 맞아 친지는 물론 힘든 이웃에게 작은 손길이라도 내밀어 볼 일이다. 미래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바로 그같은 노력에 좌우될테니까.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