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 행진을 보이면서 KOBA워런트(조기종료워런트) 시장에서 첫 조기종료 사례가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이미 '풋' 종목 일부가 조기종료 발생기준가(녹아웃 배리어)의 98%까지 접근했다. 이들 종목의 경우 지수가 더 올라 기준가격에 도달하면 즉시 청산되고 투자자에게는 잔존가치만 지급돼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 주 조기종료 첫 사례 나올 수도

지난 6일 국내에 첫선을 보인 KOBA워런트는 만기일 전이라도 기초자산인 코스피지수가 조기종료 발생기준가에 닿으면 바로 거래가 중지되고 다음날 상장폐지된다. 이는 투자 원금을 모두 잃기 전에 자동으로 손절매하는 '안전장치'여서 손실폭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조기종료 기준가격의 98%까지 다가간 KOBA워런트 종목은 총 5개다. 대우증권에서 발행한 '0B13KOSPI200조기종료풋' 등 모두 풋 종목이다. 기초자산이 오르면 이익이 발생하는 '콜'과 반대로,풋은 기초자산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지수가 1800선에 안착하면서 풋 종목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종목의 조기종료 발생기준지수는 모두 242.50으로 현재 기초자산 지수인 237.64(17일 코스피200 종가)와의 격차는 2%에 불과하다. 앞으로 지수가 2% 더 오르면 조기종료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수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예상보다 일찍 조기종료 종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ELW와 달리 조기종료되면 거래가 끝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당황할 수 있다"며 "앞서 조기종료워런트를 도입한 홍콩에서도 상품 특성을 알지 못한 투자자들의 민원이 제기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초보는 조기종료 가능성 낮은 종목을

조기종료 후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잔존가치는 상품의 행사가격과 평가가격 등을 감안해 결정된다. A증권 연구원은 "종목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투자원금의 40~50% 선에서 잔존가치가 지급될 것"이라며 "기존 ELW와 달리 손실폭이 제한된 점은 장점이지만 조기종료되면 만회할 기회가 없다는 게 단점"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ELW는 손실구간에 있어도 기초자산이 반등 또는 반락하면 수익을 볼 기회가 있지만 KOBA워런트는 조기종료되면 바로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종료 발생가격에 일정 수준 가까워지면 해당 종목도 하락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B증권 관계자는 "아직 그럴 조짐은 적지만 조기청산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설 경우 갑작스레 가격이 폭락할 위험도 있다"며 "초보 투자자들이 이런 특성을 모른 채 싸다고 샀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풋 종목은 지수가 다시 하락하면 큰 수익을 볼 수도 있지만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다.

거래소 측은 시장 개설 초기인 점을 감안,조기종료 기준가에 98% 이상 접근한 상품을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해 수시로 공지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코스피지수의 연간 변동성이 20% 선이라고 가정할 때 3개월 만기 워런트가 조기종료될 가능성은 30% 정도"라며 "초보 투자자라면 조기종료 가능성이 낮은 상품부터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KOBA워런트는 10개 증권사 174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상장 첫날 거래대금은 88억원에 불과했으나 사흘 뒤인 지난 8일 7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거래대금이 다소 줄어 17일에는 5565억원을 기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코바워런트

주식워런트증권(ELW)에 조기종료(knock-out) 조건을 더해 손실위험을 상대적으로 줄인 상장 파생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종료 기준가격에 도달하면 만기와 상관없이 상장폐지된다. 일반 ELW는 원금을 전액 날릴 수도 있지만 KOBA워런트는 조기종료되더라도 잔존가치만큼 원금을 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