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남미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주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해당 항공사의 모든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다.

20일 BBC방송에 따르면 사고 항공편인 국영 곤비아항공은 “베네수엘라 교통통신부에서 다음달까지 항공편 운항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며 “추락 원인에 대해 기술적 측면에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며칠 전 텔레비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직접 밝힌 뒤 자국의 ‘항공 효율성’을 위해 국민들의 대대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곤비아는 베네수엘라 국내 항공시장에서 2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유일한 국영 항공사로 이란,시리아,쿠바,스페인 등 해외 주요 공항으로 취항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항공편의 예약 등을 취소하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과 혼란을 맞이하게 됐다.베네수엘라 최대 공항인 카라사스 공항에서는 운항 중단을 알지 못한 승객들과 항공사 직원 간에 매일같이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곤비아항공 측은 내달께 운항 재개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사고기는 프랑스 ATR의 소형 터보 프로펠러기로,사고 항공기를 제작한 ATR은 “항공사 및 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베네수엘라에선 2008년에도 같은 기종이 안데스 산맥에 추락해 46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곤비아항공은 지난 14일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51명을 태우고 가다 추락했으며 17명만 숨지고 나머지 34명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프란시스코 가르세스 베네수엘라 교통통신부 장관은 “생존자 대부분이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를 당한 항공기는 카리브해의 관광지 마가리타섬을 이륙해 동부 볼리바르주 푸에르토 오르다스로 가던 중 목적지를 10㎞ 앞두고 추락했으며 동체는 두 동강 났고 화재에 휩싸였다.그럼에도 인명 피해가 적었던 것은 추락 직전 조종사가 관제탑에 수차례 위험을 경고했기 때문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조종사의 연락을 받은 관제탑이 응급구조 인력을 추락 현장으로 급파했고 이들이 헬기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재빨리 후송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