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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삶에 대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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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식사를 마치고 뉴스를 듣다가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소식을 접했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올해,가을의 초입에서 듣게 되는 우울한 소식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벽에 부딪히는 듯한 괴로운 상황과 안타까운 사정이 있으려니 하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일등할 게 따로 있지 이건 아니다.

    살다 보니 바로 조금 전까지 함께 동고동락했던 지인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듣기도 하고,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살아가는 안타까운 주변 이야기도 듣게 된다. 어쩌다 병원에라도 가게 되면 왜 그리 아픈 사람들은 많은지.핏기 없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어린 환자라도 보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오래 전,가까웠던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린 경험이 있다. 비보를 듣고 당혹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짠하게 가슴 한편에 남아 있던 친구의 얼굴은 내 마음에 비처럼 고여 우울함을 더하곤 했다. 언젠가 다시 본다면 그렇게 서둘러야 할 일이 뭐가 있었느냐고 따지고도 싶었다. 우리가 선택해서 이 세상에 온 게 아닌 것처럼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각자 떠나지 않겠는가?

    살아가는 데 없으면 안 될 정말 중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하지만 그 존재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면 그 소중함에 제대로 감사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곤 한다.

    업무상 일주일에 한두 번은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데 그때마다 새삼 서울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신선한 공기에 감탄하곤 한다. 그 지역에서 사시는 몇몇 분들에게 "여기 공기가 정말 좋지요?"라고 물어보면 뜻밖에 "그런가요?"라는 답이 돌아와 물어보는 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게 되는 것이 어디 공기뿐일까. 가족,오래된 벗,지인들,건강 그리고 삶….

    우리는 평소에 그 소중함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잃고 나서야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고 곁에 있을 때 더 충실하지 못했음에 후회를 느끼게 된다. 모두가 똑똑하면서도 어리석은 사람의 일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소중하고 살아갈 가치가 충분한 축복된 선물이다. 인생이란 내가 원해서 시작된 것이 아닌 것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장기판처럼 물릴 수도 없다.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의 목숨도 내가 원하는 바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자살이 마치 치열했던 삶의 장렬한 탈출구처럼 포장되는 것이 영 마땅치 않다. 개인적으론 말할 수 없는 비극적 상황이 있었겠지만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남은 사람들에게 염치 없는 빚만 남기지 않았는가 하고 반문하고 싶다.

    올해는 다른 때보다 추석 연휴가 조금 길다. 휴가가 끝날 때면 어김없이 또 연휴 동안의 사건 사고 뉴스가 나올 것이다. 이번 한가위는 모두가 주변의 소중한 것들에 감사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보냈으면 한다.

    정현호 메디톡스대표 jhh@medyto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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